표준질병사인분류 첫 회의 돌입
국무조정실 "등재 잡음 최소화"
게임 "보류" vs 의료계 "찬성"
최종합의까진 상당 시일 걸릴듯
연합뉴스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를 논의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가 23일 첫 회의를 가졌다. 협의체에서 게임중독 질병분류와 관련해 유의미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협의체는 국무조정실 및 유관부처인 보건복지부·문화체육관광부·교육부 담당자들과 관련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게임중독 질병코드와 관련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개정하는 사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KCD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통계청이 5년 마다 개정하고 있다.
가장 임박한 개정시기는 2020년이지만 ICD-11이 오는 2022년 발효돼, 게임이용장애가 등재되는 것은 오는 2025년 KCD 개정시점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CD는 지금까지 ICD 개정안을 모두 반영해왔다.
개정시기가 아직 많이 남은 만큼, 협의체에서 심도깊은 논의를 통해 게임이용장애 등재 관련 잡음을 줄여나가겠다는 것이 국무조정실의 의도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협의체 구성을 지시하며 "우리는 몇 년에 걸쳐 각계가 참여하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건전한 게임이용 문화를 정착시키면서 게임산업을 발전시키는 지혜로운 해결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WHO는 지난 5월 제72차 세계보건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ICD-11)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맞춰, 보건복지부는 즉각 게임중독 질병코드 도입과 관련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산업 위축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발하며 복지부 주도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결국 부처간 갈등이 커질 조짐이 보이자 국무조정실이 직접 협의체를 구성한 것이다.
게임업계와 의료계 두 진영간에 게임 이용장애를 바라보는 간극이 큰 만큼, 민관 협의체에서 최종 합의를 이루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업계에서는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지정하는 데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국내 질병코드 도입을 보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게임은 그 자체로 중독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이 게임이용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적인 타격도 우려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은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으로 지정될 경우, 3년간 10조원대의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WHO의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는 반응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를 비롯한 5개 의료 단체들은 지난달 "이미 게임이용장애에 관한 50여개의 장기추적연구와 1000편 이상의 뇌기능 연구 등 확고한 과학적 근거가 나와 있다"며 게임업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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