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硏 손명진 박사 연구팀
체외서 증식·동결·해동도 가능
간독성·유효성 평가 활용 기대
신약 개발 비용·시간 절감 가능
생명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인간과 유사한 간(肝)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신약개발 단계에서 신약의 부작용을 줄이는 간독성과 유효성 평가에 널리 활용할 수 있어, 향후 개인맞춤형 신약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손명진 박사 연구팀이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에서 증식 가능하고, 기능적으로 성숙된 3차원 형태의 '간 장기 유사체'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간은 재생 능력이 탁월한 장기이지만, 간 조직을 얻기 쉽지 않고 체외에서 간세포 증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현재 사용되고 있는 2D 세포기반 모델은 생체 반응을 구현하지 못하고, 동물모델은 종(種)에 따른 차이로 인체 반응을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어 새로운 인체 모사 모델이 요구돼 왔다.
이 때문에 간 장기 유사체는 얼마나 인간과 유사한 정도로 구현하고, 또 대량으로 제공할 수 있는가에 따라 신약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인체의 거의 모든 세포로 분화 가능한 줄기세포(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이용해 3차원 오가노이드(인체 조직과 유사한 3D 형태의 장기 유사체) 형태의 간세포 모델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전분화능 줄기세포 기반의 오가노이드 모델은 증식이 어렵고 기능적으로 미성숙했으나, 연구팀이 개발한 간 모델은 체외에서 5개월 이상 장기간 증식이 가능하고, 동결·해동한 이후에도 약물에 대한 반응이 효과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성인의 간 조직세포를 직접 분리해 제작한 오가노이드와 비교해 간세포 마커 발현이나 알부민 분비, 세포 호흡 기능 등이 뛰어나 신약개발 단계에서 보다 정확한 간독성·유효성 평가 예측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울러 인체 허용량 이하의 농도에서 독성을 검출할 수 있는 등 약물에 대한 독성 민감도가 뛰어나고, 외부에서 지방산을 다량 처리해 손쉽게 지방간 모사모델을 제작할 수 있다.
손명진 생명연 박사는 "인간 간 모사모델은 대량으로 정확한 약물 반응을 예측할 수 있어 신약의 부작용을 사전에 줄여 신약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간 연구분야 세계적 학술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지난 9일자)'에 실렸으며, 생명연 '빅 이슈 그룹(BIG) 사업'과 과기부, 연구재단,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수행됐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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