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선 매수 문의 사라지고
관망세 짙어져 거래절벽 지속
소급적용 여부 반발 분위기
사업지 8곳 시점 유예 요청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방안 이달 중 윤곽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작년 부동산 대책이 나온 후부터 실거래 자체가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분양가 상한제 이슈까지 나오면서 다들 지켜보는 분위기입니다"
이르면 이달 중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방안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에는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임대주택의무건설 비율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보유세 폭탄 등에 이은 초강력 분양가 규제를 앞둔 재건축 조합원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시장에선 매수 문의가 뚝 끊기고 당분간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짙어지며 거래절벽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는 평일 낮 시간대에도 자리를 비운 사무소가 많았다. 어렵사리 만난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작년 연말부터 거래가 많이 줄면서 분위기가 계속 안좋았다"라며 "두 세달 전부터 갑자기 재건축 단지들이 이슈가 되면서 신문 방송에 이야기가 많이 오르내렸지만 체감상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달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이슈가 떠오르면서는 관련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 전망에 대한 질문을 하는 전화가 많다"며 "다들 정부가 어떻게 할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재건축 단지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상승폭이 반토막났다.
올해 4월 반등에 성공하면서 상승폭이 커지고 있었는데 여기에 정부가 제동을 건 셈이다.
부동산114의 자료를 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4월 19일을 기준으로 0.05%의 변동률을 기록한 이후 이달 19일까지 14주 연속 상승했다. 일반아파트가 6월 들어 5주 연속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건축 아파트의 변동률이 서울 전체 아파트의 변동률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달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7월 12일 기준 0.30% 였던 주간 재건축 아파트 변동률은 19일 기준 0.11%로 절반 이상 변동률이 줄었다.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6월 28일 0.11%, 7월 5일 0.18%, 7월 12일 0.30% 등 매주 상승폭이 커지고 있던 추세였다.
기존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던 단지들의 경우는 소급적용 여부를 놓고도 반발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의 입주민들은 사실 자기가 살고 있는 단지가 이슈 자체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경우도 많다"며 "소급적용을 놓고는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여서 만약 상한제가 도입되면 집단 행동에 나서는 단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미 개포주공 1·4단지, 강동 둔촌주공, 서초 방배5구역, 신반포 3차, 경남, 송파 진주, 은평 대조 1구역, 동대문 이문3구역 등 서울 시내 8개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들은 조합장이 정부 측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을 유예해 달라고 요청 한 상태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조합이 수십년 동안 힘들게 추진한 재건축 사업에 일반분양자들은 숟가락만 얹고 시세차익을 거둔다는 불만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며 "현 정부 들어 초과이익환수제를 비롯해 재건축 단지들을 겨냥한 부동산 대책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불만이 많이 쌓인 상태"라고 덧붙였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앞두고 서울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크게 축소되는 움직임"이라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도입 방식과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서울 지역의 공급 희소성 이슈도 함께 부각되고 있어 기존 아파트에 대한 재평가도 나타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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