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不盡長江滾滾來 <부진장강곤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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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여담] 不盡長江滾滾來 <부진장강곤곤래>

박영서 기자   pys@
입력 2019-08-08 18:15
아닐 부, 다할 진, 길 장, 강 강, 흐를 곤, 올 래. 끝없는 장강(長江)의 물은 도도히 흐른다는 뜻이다. 시성(詩聖)이라 불리는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가 지은 '등고'(登高)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서기 759년 두보는 벼슬을 버리고 국경지역인 감숙(甘肅)의 진주(秦州)로 떠났다. 77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말년의 방랑이 시작된 것이다. 진주에서 4개월간 머물렀지만 생활은 몹시 어려웠다. 동곡(同谷)으로 옮겼으나 생활은 더 곤궁해졌을 뿐이었다. 마침내 사천(四川)의 성도(成都)에 안착했다. 다행히 성도에는 옛 친구 엄무(嚴武)가 성도윤(成都尹) 겸 검남서천절도사(劍南西川節度使)로 재임하고 있었다. 그가 후원자가 되어주면서 두보는 비교적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다. 두보는 초당을 짓고 주옥같은 시를 썼다.
하지만 평화로운 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엄무가 갑자기 죽고 난리가 터지면서 두보는 기주, 강릉, 공안을 거쳐 악주로 옮겨다녔다. 기주에서 두보는 최고의 칠언율시(七言律詩) '등고'를 완성한다. 이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無邊落木蕭蕭下(무변락목소소하) 不盡長江滾滾來." 끝없이 지는 나뭇잎은 쓸쓸히 떨어지고, 다함이 없는 장강은 출렁이며 흐르는구나. '등고'란 음력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에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 후 높은 곳에 올라 국화주를 마시며 수유를 머리에 꽂아 액땜을 하던 풍습이다. '등고'를 하려고 높은 대에 오른 두보는 가을의 적막함과 자신의 서정을 이같이 구슬프게 읊었다.


여러모로 어수선한 시국이다.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을 던진 일본의 수출규제와 함께 한국은 복합악재로 시련을 겪고 있다. 상황이 반전되지 않으면 올해 성장률은 2%를 지키기도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벌써 나온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위기를 헤쳐나가자. 힘과 지혜를 모아 대한민국이라는 강물이 막힘없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해보자.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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