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미사일 미국엔 친서 보낸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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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 미사일 미국엔 친서 보낸 북한

임재섭 기자   yjs@
입력 2019-08-11 16:34

트럼프도 한미연합훈련에 불만 표시…운신의 폭 좁아지는 韓, 고민 깊어지는 文대통령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수차례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는 가운데, 미국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명의로 친서를 보내 비핵화 실무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통미봉남 전략을 구사하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에 불만을 표하는 등 미국의 압박도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北 "한미연합훈련 중단·해명 전엔 남북 접촉 없다"
북한은 11일 외무성 국장 명의의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적절히 해명하기 전에는 남북 사이 접촉 자체가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 대통령까지 우리의 상용무기 개발시험을 어느 나라나 다 하는 아주 작은 미사일 시험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주권국가로서의 우리의 자위권을 인정하였다"며 "도대체 남조선당국이 뭐길래 우리의 자위적 무력건설사업에 대해 군사적 긴장격화니, 중단촉구니 뭐니 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는가"라고 강변했다.

북한의 발표는 청와대가 지난 10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발사 중단을 촉구하자, 이를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소집한 직후 "북한의 연이은 발사체 발사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발사 중단을 촉구했지만, 우려 표명 등 다른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한국 정부는 최근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불만을 표시하자 한미연합훈련에서 '동맹'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는 하반기 한미 연합훈련의 명칭은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으로 대체됐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명칭이나 바꾼다고 하여 훈련의 침략적 성격이 달라진다거나 우리가 무난히 넘기리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못박았다.오히려 "앞으로 대화에 좋은 기류가 생겨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철저히 이런 대화는 조미(북미)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 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당분간 한국과 대화 채널을 가동할 생각이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통미봉남' 이빨 드러낸 北, 운신의 폭 좁아지는 文대통령

하지만 북한은 미국에게는 친서를 보내 비핵화 관련 대화를 이어나갈 의지를 보인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전날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매우 아름다운 편지였다"고 했다. 친서에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종료되는대로 협상 재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의 전통적인 대남 전략 중 하나인 통미봉남(미국과 통해 남한을 봉쇄한다는 뜻으로, 남북대화를 단절하면서 미국과 직접 협상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과거 북한은 지난 1994년 핵 개발을 무기로 미국과 협상을 벌여 스위스 제네바에서 중유 및 경수로 원자력 발전소를 제공받기로 제네바에서 합의한 적이 있는데, 당시 한국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북한의 경수로 건설 비용중 상당부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전략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대해 "터무니 없고 돈이 많이 든다(ridiculous and expensive)"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1차적으로는 김 위원장을 달래는 차원으로 해석되지만 동맹인 한국에게 압박성으로 비치는 발언이다. 북한과 미국이 주파수를 맞추면서 양자간 대화 테이블 오르는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운전자론'을 내세웠던 문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미대화 재개라는 큰 흐름을 우선해 보면서도 남북관계를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하노이 회담 이후 중단된 비핵화 협상의 재개가 우선"이라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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