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범죄 혐의자를 송환할 수 있도록 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홍콩 인근 중국 도시 선전(深천<土+川>)에 무장경찰의 장갑차와 물대포가 대규모로 집결하고 있다. 홍콩의 반대 시위에 중국 중앙정부가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고'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홍콩과 바다를 사이에 둔 선전시 선전만 일대에 지난 10일 무장경찰이 탄 장갑차와 물대포가 대규모로 집결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영상은 온라인에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한 중국 누리꾼은 "선전에 무장경찰 부대의 물대포와 장갑차 200대 이상이 집결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같은 날 중국 공산당 산하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공식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인민무장경찰 부대는 폭동, 소요, 엄중한 폭력범죄, 테러 등 사회안전과 관련된 사건을 진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통제가 엄격한 중국에서 무장경찰 장갑차 등이 집결하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이 널리 유포되고, 같은 날 공청단이 소셜미디어에 이러한 글을 올린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게 중국 누리꾼들의 주장이다. 중국 정부가 갈수록 격화하며 반중국 정서마저 드러내는 홍콩 시위에 대해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위대는 중국 국가 휘장을 훼손하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바다에 버린 데 이어 전날 1997년 홍콩 주권반환을 기념하고자 중국 중앙정부가 선물한 '골든 보히니아' 동상을 훼손하면서 강한 반중 감정을 드러냈다. 빅토리아공원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선 한자와 영어로 홍콩 독립을 뜻하는 '香港獨立 HONG KONG INDEPENDENCE'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든 이들도 눈에 띄었다.
무장경찰 부대의 집결이 오는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식을 준비하기 위한 훈련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지난 10일 선전 경찰의 훈련 등에 미뤄볼 때 홍콩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에 더 힘이 실린다. 지난 10일 폭동방지 훈련에선 선전 경찰 1500명이 홍콩 시위대와 비슷하게 검은색 셔츠를 입고 헬멧을 쓴 시위대 2000 명을 막는 훈련을 했으며, 관영 매체 인민일보가 이를 자세히 소개했다.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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