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보복 등 과제 산더미인데… 기재부 1차관 공석 `역대 최장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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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제보복 등 과제 산더미인데… 기재부 1차관 공석 `역대 최장기간`

성승제 기자   bank@
입력 2019-08-13 18:11

'靑 검증과정 낙마' 설득력 얻어
장관급인사로 업무 밀렸을 수도


기획재정부 1차관 공석이 두 달 가까이 지속돼 역대 최장기간을 넘기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공석을 두고 내부 안팎에선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른 한일 무역 갈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가운데 경제정책 수립 실무를 책임지는 1차관 자리를 너무 오랜 기간 공석으로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재부 1차관은 이승호 전 차관이 6월 21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이동한 후 54일째 공석 상태다. 기재부 1차관이 이토록 오랜 기간 공석으로 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역대 1차관 임기 현황을 보면 공석 상태는 최대 3~4일을 넘기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정부부처 안팎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가장 유력한 설은 차기 1차관 후보자들이 청와대 검증절차에 낙마했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통상 기재부 차관은 평균 3주 이내 청와대 검증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빠르면 검증 절차가 2주 이내 끝나기도 한다. 이호승 전 차관 이동 이후 현재까지 최소 2~3명 이상에 대한 청와대 인사 검증이 진행됐다는 얘기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아직 차기 1차관에 대한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것 같다"면서 "아마도 까다로운 인사 검증 절차와 연관이 있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청와대의 인력 부족이 원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10명의 장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른 인사 업무가 밀려 차관급 인사를 뒤로 미뤘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통상 차관급 인사는 2~3주 이내 결정이 되는데 이번엔 예상보다 늦어진 부분이 있다"면서 "아마도 최근 장관급 인사를 진행하면서 업무가 한 쪽으로 밀렸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기재부의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둘러싸고 '아웃사이더'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정책 의사결정 과정이 청와대와 여당, 일부 장관에 쏠려 있어 홍 부총리가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홍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해 지난 3월 "편성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발언을 번복했다. 또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방안, 증권거래세 인하도 정치권 요구에 의해 입장을 바꿨다. 지난 12일 전격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두고 기재부가 국토부에 밀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기재부는 최근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발표를 미뤄줄 것을 국토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직접 청와대를 설득해 도입이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김 장관은 존재감을 과시한 반면 홍 부총리가 이끄는 기재부는 무력해진 상황이 된 셈이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는 12일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1차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검증이 마무리 되지 않았다"며 "1차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므로 조속히 검증이 마무리돼 보임될 수 있도록 희망한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장관을 비롯해 실무진들까지 예전보다 일이 늘었다"면서 "업무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성승제기자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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