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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여담] 戴盆望天

이규화 기자   david@
입력 2019-08-15 18:25



일 대, 동이 분, 바라볼 망, 하늘 천.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하늘을 바라본다. 두 일을 함께 하기란 어렵다는 의미다. 한서(漢書)에서 전한(前漢) 시대 역사가 사마천의 일화를 전한 데서 유래한다. 한나라 때 사마천은 나이 40이 다 되어 뒤늦게 사관에 등용돼 역사책을 편찬하는데 참여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사마천은 자신의 생활을 친구 임안(任安)에게 보낸 편지 '보임소경서'(報任少卿書)에서 대분망천(戴盆望天)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어떻게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겠습니까. 그런 까닭에 밖에 나가 친구도 사귀는 것도 끊고 가사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으며, 부족하나마 밤낮으로 직분에 충실해 성은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주변과 교분도 쌓고 집안일도 돌보는 일(戴盆)을 했다면 사마천은 아마 '사기'(史記)라는 불후의 역사서를 쓰는 일(望天)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사마천은 임안에게 보낸 편지에서 "어렸을 적에는 재주만 믿고 자유분방하게 설쳐댔지만 어른이 돼서는 누구도 알아주는 이 없는 존재가 됐다"는 말로 겸손해한다. 재주가 좀 있다는 사람들은 그것을 믿고 한 군데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래서 사마천은 오로지 최선을 다해 직분을 수행하는 대분망천이야말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고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요즘 대분망천의 각오로 공직을 수행하는 공직자가 과연 얼마나 되는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망천'은 아예 안중에 없고 '대분'에 몰두해 일신의 영락을 도모하다 발각되는 공직자들이 허다하다. 더 걱정되는 것은 망천의 각오와 사명을 강조하고 권장하는 이를 '꼰대'니 '꼴통'이니 하며 버릇없이 말을 내뱉는 세상 풍조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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