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내달부터 분쟁 조정 돌입
상품판매 관련 부당권유 등 조사
원인 규명땐 경영진 불똥튈수도
이르면 내달부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분쟁 조정 절차가 시작된다.
심각한 불완전 판매로 인정될 경우 판매사인 은행·증권사가 최대 70%까지 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품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법적 소송 돌입을 예고한 상태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내달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상품과 관련한 분쟁 조정 신청 건을 분쟁조정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한다.
금감원에 접수된 관련 분쟁 조정 신청 건은 지난 16일 기준으로 모두 29건인데, 내달 분쟁조정위에 상정될 수 있는 안건은 많으면 3건이다. 이들 안건은 지난 7월까지 접수된 것으로 상품이 ,이미 중도해지 돼 손실이 확정된 상태다. 이외 신청 건수는 손실이 확정되지 않아 아직 분쟁 조정 대상이 아니다.
현재 영국·미국의 파운드·달러화 이자율스와프(CMS)에 연동된 DLF 상품 판매 잔액은 6958억원으로 이 중 85.8%인 5973억원이 손실구간에 진입한 상태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 판매 잔액은 1266억원으로 판매금액 전체가 손실구간에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접수된 3건에 대해 기초 사실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이 중 1건은 외부 법률자문 의뢰를 앞두고 있다. 법률자문은 통상 분쟁조정위 공식 회부 직전에 진행된다.
금감원은 분쟁 조정과정에서 상품 판매의 적정성, 적합성, 부당권유 등 3가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알려졌다. 배상 비율은 개별 분쟁 조정 사례의 불완전판매 정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이번 3건의 분쟁 조정 사례에 따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설계나 제조, 영업지침 등 사안이 규정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심각한 불완전 판매의 경우, 판매사인 은행·증권사의 배상 비율이 최대 70%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고위험 파생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게 된 내부 의사결정 과정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잘못이 드러나면 은행장 등 경영진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배상 비율은 사안 별로 달라질 수 있다"며 "은행·증권사의 판매 구조 등을 전반적으로 살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법적 소송에 들어갈 예정이다. 금융소비자원은 지난 16일부터 30여명의 문의를 받아 공동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도 9일부터 은행에 계약 취소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공동소송 참여자를 모집해 현재까지 10여명이 모였다. 키코 공동대책위원회는 'DLS 특별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피해상황 파악에 나섰다. 이들은 우선 우리은행을 형사고발하는 준비 절차에 착수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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