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웨이브 내달 출범
넷플릭스 세 확장속 디즈니 추격
1400만 독자 동영상사업자 등장
규모의 경제로 제품경쟁력 향상
동남아권 중심 유통망 확대 모색
글로벌 동영상 강자인 넷플릭스에 대항할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가 예정대로 9월 출범한다. 특히 기존 미디어업체인 지상파 방송사와 통신계열 사업자간 첫 콘텐츠 연합이라는 점에서, 향후 성공여부에 방송통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일 SK텔레콤 OTT인 '옥수수'와 지상파 3사 콘텐츠연합플랫폼 OTT '푹(POOQ)'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공정위 결정에 따라 SK텔레콤은 웨이브 지분의 30%를 확보해 1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며 나머지 70%는 MBC와 SBS, KBS 등 지상파 3사가 각각 동등하게 분배한다.
SK텔레콤, 지상파방송사 통합법인인 웨이브는 내달 18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웨이브는 1400만 가입자 규모를 거느린 동영상 사업자로, 최근 국내 유료방송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가고 있는 넷플릭스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방침이다.
웨이브는 옥수수 가입자 1000만명, 푹 가입자 400만명을 합해 총 14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웨이브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높임과 동시에 싱가포르 등 동남아권을 중심으로 해외 유통망 확대를 모색할 방침이다.
웨이브의 명칭도 '한류(K-wave)'와 '파도(Wave)'의 의미를 합쳐 탄생했다.
다만, 콘텐츠 경쟁력을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웨이브가 넷플릭스와 같이 자체 콘텐츠 개발 노선을 택할지, 아니면 콘텐츠 라이센스를 구입해 유통할지도 큰 관심거리다.
국내 미디어 시장은 글로벌 미디어 공룡으로 부상한 넷플릭스가 세를 확장하고 있고, 오는 11월에는 디즈니플러스까지 진출할 예정이어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는 글로벌 OTT 시장에 디즈니가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특히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제공 중인 라이센스 계약 만료로 독자행보를 본격화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즈니는 올해 3월 캡틴마블을 시작해 극장에서 개봉하는 월트디즈니의 모든 영화를 디즈니 플러스에서 독점 제공할 방침이다.
이미 국내 IPTV 시장까지 접수한 넷플릭스의 공세도 한층 더 격화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넷플릭스 유료 이용자는 184만 명, 유료 결제금액은 241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킹덤의 인기로 넷플릭스의 인기와 인지도가 급상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웨이브 관계자는 "당초 기대보다 늦어지긴 했으나 공정위 승인 결정은 다행스러운 일"이라 면서 "거대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독식을 막고,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도 미디어산업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규제 당국의 깊은 이해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통합법인인 웨이브가 출범해도 당분간 푹과 옥수수는 동시에 운영될 전망이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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