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리츠 활성화 대책, 막연한 호재로 인식…과도한 기대감 우려”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과거 '큰 손' 전유물이던 '리츠' 등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배당수익률에 더해 자본 차익까지 덤으로 누리려는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최근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하반기 정부의 공모리츠 투자 활성화 대책을 호재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21일 현재 코스피에 상장된 부동산 공모리츠는 총 5개로 대표상품인 신한알파리츠는 지난해 8월8일 상장 당시 4749명이던 개인 주주가 현재 6000여명 넘게 늘었다. 같은 해 6월27일 상장한 이리츠코크랩의 경우 761명이던 개인주주가 현재 3500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연초 이후 상장 리츠의 주가 상승세는 개인주주를 끌어모은 배경이 됐다. 5개 리츠 가운데 3개 리츠가 올 들어 두 자릿수 수익을 내면서다. 에이리츠는 전날 6160원에 마감했다. 이는 연초 4950원 대비 24.44% 오른 가격이다. 신한알파리츠(28.92%), 이리츠코크렙(28.08%) 역시 30% 가까이 가격이 뛰었다.
부동산펀드 등 간접투자도 올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기준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58개 공모펀드 설정액이 3조6364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 유입된 규모만 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4조원 돌파도 머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과도 고른 편이다. 설정한 지 1년이 넘은 45개 부동산펀드의 1년 성과는 9.44%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가 17.76% 손실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리츠와 부동산펀드 모두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으로 고강도 규제로 부동산 직접투자가 어려워지자 최근 대체상품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비교적 적은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데다 증시 등락과 관계 없이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츠는 부동산투자신탁을 의미한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발생하는 임대수익이나 매각차익, 개발수익을 투자자에 배당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쉽게 말해 부동산회사의 주식을 사서 배당을 받는 방식이다. 부동산펀드는 부동산 실물자산에 투자해 그 투자수익을 받는 구조다.
부동산펀드는 일반적으로 3년 또는 5년 만기 폐쇄형 상품으로 출시돼 펀드 청산시점까지 환매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가능한 것도 있지만 수수료가 세다. 리츠의 경우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 일반 주식거래와 마찬가지로 원하는 시점에 매매가 가능하고 환매수수료도 없다는 점이 다르다.
증권가는 그러나 최근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묻지마식 투자를 우려하고 있다. 당장 이달 정부의 공모리츠 활성화 대책에서 세제요건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의 과열투자 징후가 보이고 있다는 이유다. 현실화하지 않은 대책의 가시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과열된 투자로 자칫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걷히면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 리츠 활성화 대책 기대감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부동산투자 참여 기회를 막연한 호재로 인식한 과도한 기대가 형성되고 있어 우려된다"며 "리츠도 부동산펀드도 일반 주식처럼 대규모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보수적 평가가 진행된 뒤에 최종 투자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해외부동산펀드 역시 과도한 수익성 기대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부동산의 경우 해당 부동산 정보 접근이 어려운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며 "부동산펀드나 리츠 등이 이전에 비해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자금 유입이 커지고 있으나 급격한 버블 형성에 따른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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