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외투쟁을 선언한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열을 올렸다.
이 대표와 박주민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는 21일 충남 공주에 위치한 반도체 소재 생산 전문기업 '솔브레인'을 찾아 현안을 공유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민주당이 일본 수출 규제 조치 이후 관련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대표는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이 수출규제라는 이름으로 도발을 했을 때 부품·소재 의존도가 높아 우리 산업에 큰 타격이 오지 않을까 긴장도 하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며 "그런데 두 달이 다 돼가는데도 차분히 잘 대응하고 있어서 결정적인 위기는 아닌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이렇게 중요한 일본과의 경제전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마당에 한쪽에서는 장외투쟁을 한다고 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기도 하고, 저렇게 생각머리가 없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공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오는 24일 광화문을 시작으로 전국 각처에서 장외투쟁을 열겠다고 밝힌 한국당을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번 일을 우리 산업이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자립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그렇게 해서 상호 분업 체계가 바로 정립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일본의 결정에 따라 우리가 동요하는 구조를 더 이상 지속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R&D(연구개발) 연구 인력에 대한 탄력근로, 환경 규제, 국가테스트베드의 구축 등 사안들을 정부와 당이 긴밀히 협의해서 준비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예산을 대폭 반영하는 내년 예산을 정부에서 편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이날 행보는 일본 수출 규제 조치로 피해가 우려되는 기업을 추스르는 한편 정부의 대응 동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달 12일 경기 화성의 반도체 관련 회사 동진쎄미캠을, 같은 달 26일에는 일본 수출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 관련 재료를 만드는 인천 서구의 경인양행을 찾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번에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는 또 이런 위기를 겪을 수 있다"며 "특정국에 너무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개발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하고, 빌려올 수 있는 것은 빌려오고, 다변화할 수 있는 것은 다변화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 당과 정부의 강력한 의지"라고 천명했다
박 최고위원도 "일본의 경제보복, 경제침략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경제인들을 중심으로 많은 분들이 노력해 위기를 하나하나 극복해 나가며 새로운 비전들을 만들고 있다"며 "많은 국내 산업과 경제인들 노력을 더 많이 기울여달라"고 거들었다.
한국당은 이 대표의 비난에 즉각 반발했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정의 동반자이자 집권여당의 대표가 야당 비하 습관을 고치지 못했을 뿐만 아 니라 정국 인식이 반쪽에 그치고 있는 점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 대표는 정녕 대한민국을 엄습해 오고 있는 안팎의 위기 상황 속에서 국민들의 고통과 비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한국당의 구국투쟁은 정부와 여당의 무능과 불통으로 개탄에 빠진 국민을 대신해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고 대한민국을 변화시키기 위한 몸부림"이라며 "장외투쟁과 더불어 원내투쟁과 정책투쟁을 통해 잘못 가고 있는 대한민국을 바로 잡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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