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22일 취임 4개월 만에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LH의 업무영역이 방대하다며 업무 분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변 사장은 "(지난 4월 취임한 뒤) LH에 와서 보니 공기업이라기보다는 국가기관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다른 나라들은 1∼2개 사업별로 별도 기관을 두고 있는 정도인데 LH의 업무 영역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주거복지나 산업단지 조성 등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우선 맡기고 LH는 도와주는 방식의 '지방 분권형 개발 모델'을 제안했다.
그는 "LH가 국내외 개발 과정에서 모든 역할을 맡는 게 아니라 민간, 지자체, 주민, 사회단체 등 분야별로 업무를 나눠주고 LH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사장은 교수 재직 시절 주장했던 '환매 조건부 분양 방식'에 대한 미련도 내비쳤다.
환매 조건부 분양은 LH·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토지를 개발하고 주택을 건설한 뒤 저렴한 가격으로 실수요자에게 분양하되, 소유자가 해당 집을 팔 때 반드시 공공기관에 다시 매각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무주택 서민에 저렴하게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처분권만 제약해 과도한 양도 차익을 노린 투기적 수요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게 변 사장의 설명이다.
변창흠 사장은 "경기도 군포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는데, 판교 등 더 많은 곳에서 해봤으면 대박이 났을 것"이라며 "도입하려고 국회와 국토부 찾아다니는데 (국회·국토부가) 적극적이진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발표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과 관련해서는 전매제한 아파트를 LH가 사들일 때, 거주 기간별로 매입 가격을 차등하겠다는 점을 내세웠다.
상한제 아파트에 최장 10년에 이르는 전매 제한 기간을 부여하고 부득이하게 매각이 필요한 경우에는 LH가 매입한다.
변 사장은 "거주 기간이 길수록, 시세와 (분양가) 차액이 적을수록 전매 금액을 높게 책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구체적 매입 방법과 가격은 세부 지침을 만들 때 우리(LH)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변창흠 LH사장이 LH의 주요 업무를 지방 지자체로 일부 이관하는 지방 분권형 개발 모델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