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연이어 터져 나오는 딸의 입시 특혜의혹에도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그러나 딸의 논문을 둘러싼 의혹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석연치 않은 사모펀드 투자 의혹으로 인한 세무조사 압박까지 더해져 인사청문회까지 가는 길이 첩첩산중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별도의 TF를 꾸려 검증되지 않은 의혹에 단호히 대응하기로 하는 등 지원사격을 하고 있지만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조국 '중도 포기 없다'=조 후보자는 22일 서울 종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실망을 잘 알고 있다. 저와 저희 가족들 모두가 더 조심스럽게 처신했어야 하고, 집안의 가장이자 아버지로서 더 세심하게 살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따가운 질책을 달게 받겠다. 더 많이 회초리를 들어달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조 후보자는 "사퇴 여론이 일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다"고 했으나 "더욱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 모든 것을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강행을 시사했다. 특히 조 후보자는 "검찰개혁과 관련한 정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사법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과 청와대는 야당에 서둘러 인사청문회 일정에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은 조국 청문회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분명하게 대답하길 바란다"면서 "인사청문회 법적 시한인 30일 전까지 조 후보자의 청문회를 반드시 개최해야 한다. 의혹이 있다면 마땅히 청문회장에서 후보자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진실을 검증하면 된다"고 한국당을 압박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혹만 있고 진실들은 가려져 있다"며 "하루빨리 인사청문회를 열어 조 후보자의 입장과 생각을 국민들이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청문회를 재촉했다.
◇사그라들지 않는 딸의 논문 의혹=조 후보자가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와 대학 부정입학과 관련한 의혹에 '가짜뉴스'라고 반박했으나 논란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이 해당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됐을 뿐만 아니라 단국대학교 내부 시스템에 박사 학위 소지자로 기재돼 있는 것이 뒤늦게 확인돼 논란을 키우고 있다. 단국대 측은 조 후보자 딸이 해당 논문 제1저자 등재된 것의 적합성 여부를 따질 수 있게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또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재임 당시 교육부의 '미성년자 논문 저자 등재 전수조사'를 부적절하게 직무 감찰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날 조 후보자와 조 후보자의 딸을 직권남용과 뇌물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국당은 이 외에도 조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특검과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역시 조 후보자 사퇴를 종용하고 있고, 조 후보자에게 소명 요청서를 보낸 정의당은 조 후보자의 해명을 들은 뒤 최종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조국 미니 청문회'로 바뀐 상임위=야당은 국회 정무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등에서도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부적절성과 편법증여 의혹 등을 밀어붙였다. 일부 의원들은 세무조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명재·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기재위에서 조 후보자 탈루와 체납 등에 대한 대대적인 추적조사를 요구했다. 또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정무위에서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는 의문투성이다. 여러 범죄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관과 실제 운용한 내역을 가져다놓고 (점검)하자"고 따졌다. 이와 관련 김현준 국세청장은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청문회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현재로서는 증여세 탈루 목적이라고 볼만한 근거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서울 종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을 만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왼쪽부터) 한국당 소속 윤영석, 추경호, 최교일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