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사업 갑질 근절?`...발표 두 달이 지나가도록 감감 무소식 `하도급 옴부즈만 제도`
황병서 기자 bshwang@
입력 2019-08-22 17:45
정부가 공공기관의 하도급 갑질을 막기 위해 지난 7월 '하도급 옴부즈만 제도'를 대표 공공기관에 시범 적용키로 했으나, 발표 두 달이 지나가도록 도입된 곳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 등 7개 정부부처에 따르면 하도급 옴부즈만 제도를 시범 적용하기로 한 7개 대표공공기관(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수자원공사·부산항만공사·공영홈쇼핑) 중 도입 한 곳은 현재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개 공공기관(인천공항공사·가스공사·한국전력·부산항만공사)은 공정위에 관련 계획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전부터 공공기관 내 제보센터나 공익제보센터는 있었지만 하도급 감독관이라고 해서 지정해 운영하는 곳은 없었다"면서 "올해 안으로 하겠다고 공정위에 계획서를 제출한 곳은 인천공항공사, 가스공사, 한국전력, 부산항만공사 등 4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형태가 새롭게 자리를 만드는 방식일 수도 있고, 아니면 기존 유사한 기능을 하는 곳에 하도급 감독관 기능을 더 부여 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3곳의 공공기관은 이미 관련 제도를 도입했거나, 관련이 적은 사업모델로 인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예컨대 7개 공공기관 중 한 곳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건설 공사가 주된 사업 모델이다보니 하도급 문제 관련한 관련 제도가 있다는 것이다. 공용 홈쇼핑은 유통모델이고, 인천공항공사는 보수 공사가 있긴 하지만 주된 문제가 아니다보니 조금씩 시기적으로 늦춰지거나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도급 옴부즈만은 공정위를 포함한 7개 정부부처(기재부·산업부·환경부·국토부·해수부·중기부)가 지난 7월부터 공공기관의 불공정한 거래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추진 중인 제도이다. 하도급 옴부즈만에 임명되는 사람은 공공사업에 대한 감사에 참여해 협력업체의 하도급법 위반혐의가 발견되는 경우 공정위에 즉시 통보한다.
해당 제도는 그간 공공기관들이 공공서비스의 소비자 또는 공공시설의 임차인인 일반 국민과 맺는 거래관계에서 불공정한 계약조건을 일삼아 온 데 따른 것이다. 예를들어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우 계약금액의 기초가 되는 원가 산정을 위한 시장가격 조사 시 담당자가 계약별 특성을 고려치 않고 무조건 최저가격만 적용했다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인허가 및 각종 민원 업무 처리 과정에서 협력업체의 부담하도록 해왔다는 것이다. 이들 공사는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이다.
한편 서울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옴부즈만 제도와 비슷한 방식의 '하도급 호민관제도'를 2015년부터 시행해왔다. 하도급 호민관은 시와 시 산하 투자·출연 기관에서 발주하는 공사의 하도급과 관련해 불공정하도급 거래 행위 현장 지도 감시와 피해업체 구제를 위한 법률상담, 행정처분 의뢰 등을 담당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 7월까지의 하도급 호민관 운영실적은 법률상담 활동은 213건, 감사 및 점검 참여는 24회 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시에서 하도급 호민관 직을 맡고 있는 김범석 변호사는 "건설 관련 부문 등은 행정적 부분보다는 법률적 분쟁이 잦은데, 변호사와 같은 등 전문적인 인력들이 들어가 역할을 하면 리스크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