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破釜沈舟 <파부침주>

박영서기자 ┗ [古典여담] 語不成說 <어불성설>

메뉴열기 검색열기

[古典여담] 破釜沈舟 <파부침주>

박영서 기자   pys@
입력 2019-09-05 18:11



깨뜨릴 파, 가마솥 부, 잠길 침, 배 주. 밥솥을 깨고 배를 침몰시킨다. '파부침주'는 도망가지 않고 결사의 각오로 싸운다는 뜻이다. '배수의 진'(背水陣)과 비슷한 의미다. 사기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항우는 전 병력을 이끌고 장하를 건넜다. 강을 건너자마자 타고 배를 모조리 물 속에 가라앉히고 가마솥을 부수고 막사를 불태워버렸다. 그러고는 단 3일분의 식량만을 몸에 지니게 했다. 이렇게 해서 병사들에게 돌아갈 마음을 먹지 말고 필사적으로 싸우라는 의지를 보였다."


배수의 진을 친 항우의 전략은 성공했다. 퇴로가 없어진 초나라 군사들은 몇 배나 많은 진나라 군사를 맞아 20만명을 몰살시켰다. 진나라 장수 장한(章邯)은 나머지 20만명의 군사들과 함께 항복했다. 거록(鉅鹿)에서 일어났다고 해서 '거록대전'이다. 거록대전 이후 항우는 패주(覇主)로 등극했다.
손자병법 구지(九地)편에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전쟁을 할 때 9가지 지형에 맞춰 용병법을 펼쳐야 한다. 9가지 지형이란 산지(散地·자기 땅), 경지(輕地·남의 땅으로 깊지 않은 곳), 중지(重地·적의 땅에 깊이 있어 돌아오기 힘든 곳) 등이다. 손자는 "적의 땅 깊숙한 곳(重地)에 들어가면 마치 쇠뇌를 쏘는 것처럼 곧장 치고 나아가라. 강을 건넌 뒤 타고 온 배를 태워버리고(焚舟), 식사를 마친 다음 가마솥을 깨뜨려서(破釜) 오직 전진만 있을 뿐이라는 결의를 표하라"고 가르친다. 손자의 '분주파부'(焚舟破釜)는 항우의 '파부침주'와 같은 말이다. 병사들의 사지(死地)에 몰아넣어'살겠다는 마음'을 버리게 해 적을 무찌르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현재 한일 무역전쟁을 보면 두 나라 모두 루비콘 강을 건넌 듯 하다. 양국은 물러설 기미가 없다. 어차피 벌어진 전쟁이니 우리가 승리해야 함은 당연하다. 파부침주의 항전태세로일본 아베정권과 맞서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