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기고] 우주 비즈니스는 무궁무진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909/2019090902102369660002[1].jpg?var=0356 "[기고] 우주 비즈니스는 무궁무진하다")
뉴 스페이스 시대의 첫 번째 특징은 우주 분야 활동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우주개발에서는 기획, 예산, 개발, 활용에 대한 모든 활동이 정부 주도로 이루어졌다면, 뉴 스페이스 시대에서는 모든 활동이 민간 기업 스스로 수행한다. 두 번째 특징은 기술의 융합을 통한 혁신이다. 이미 빅데이터나 딥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은 위성영상 처리 및 활용 등 여러 분야에 사용되고 있으며, 3D 프린팅 기술이 항공우주시스템 부품 제작에 활용되고 있다. 마지막 특징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집위성을 통한 우주 인터넷의 실현', '국제 우주정거장을 이용한 심우주로의 도약', '민간 기업의 준궤도 우주관광' 등과 같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그것이다.
그럼, 뉴스페이스 시대에 우리는 어떠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인가? 다양한 분야들이 있지만 '군집 위성'(constellation), '우주여행', '에너지 및 자원', '발사 비용 절감', '우주탐사에서의 국제협력의 확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군집위성 분야에서도 스페이스-X 및 원웹(OneWeb) 등의 기업이 수백에서 수천 기가 넘는 위성으로 우주 인터넷이나 지상 감시 및 관측을 실현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지상 인프라 기반의 인터넷 사업을 뛰어넘어 지구상의 모든 곳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고, 감시 및 관측을 중단 없이 연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주여행 분야에서도 버진 갤러틱(Virgin Galactic), 블루 오리진(Blue Origin) 등과 같은 민간 기업이 준궤도 우주여행 상품을 내놓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데, 1 시간 내에 고도 100km근방에 다녀오는 우주 체험 프로그램이다.
에너지 및 자원 분야는 아직 민간에서의 기술적·상업적 성숙도가 낮은 단계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분야다. 우주에서 전기를 생산하여 지구로 보내는 '우주태양광', 나르는 소행성을 붙잡아 금강석 등 고가의 자원을 캐내는 '우주 자원채굴' 등이 여기에 해당되며 기술개발 및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도출 등이 논의 되고 있는 단계다. 에너지 및 자원 분야에서 중요시 되는 부분 중 하나는 저렴한 발사 비용이다. 우주태양광 발전을 위한 거대 구조물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발사 비용이 낮아야 하며, 우주 자원채굴을 수시로 수행하기 위해서도 낮은 발사비용이 뒷받침돼야 경제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발사 비용 절감은 이미 미국의 스페이스-X사가 팰컨-9 발사체 1단을 재사용하는 혁신으로 진행되고 있다. 스페이스-X사는 민간 기업 스스로 투자와 기술개발을 수행, 재사용을 위한 기술 및 가격 혁신을 이루었다. 유럽이나 일본, 중국 등 수많은 항공우주 기관이나 기업들이 발사 비용을 내리기 위해 재사용 발사체나 소형발사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은 국제협력의 확대다. 미래에 지구 궤도가 아닌 달, 심우주, 태양계 까지 인간의 활동 영역을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와 기술 혁신이 이루어져야한다. 기존처럼 하나의 국가가 이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기술적·재정적 어려움이 있다. 이미 현 국제우주정거장 운용 종료 이후 달 주위에 유인 우주정거장(Deep Space Gateway)을 운용하기 위한 계획이 NASA를 중심으로 국제협력을 통해 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민간 기업들이 자신 만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뉴스페이스의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조에서 우주분야의 국제협력이 앞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향후 민간 기업이 기술 혁신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출 할 수 있도록 국가 우주개발 인프라 확보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미래의 인프라 확보를 위하여 재사용발사체, 우주태양광, 우주자원채굴 등과 같이 우리가 집중할 분야를 미리 선정해 그와 관련된 낮은 성숙도의 기술력을 강화해 나가고, 차후에는 높은 성숙도의 기술력으로 대형 국제협력 우주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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