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탈출 기회인데 파업나선 조선勞組

김양혁기자 ┗ ‘단 224매만’…아시아나, 뉴욕 증편 기념 22만원대 항공권 판매

메뉴열기 검색열기

불황탈출 기회인데 파업나선 조선勞組

김양혁 기자   mj@
입력 2019-09-10 18:19

발주량 74% 수주 등 회복 시점에
현대미포조선, 파업권 획득 조짐
현대중·대우조선도 협상에 난항
업계 "밥그릇 걷어차는 것" 비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사측의 법인분할을 반대해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랜만에 물 들어오는데, 노 저어야 할 선원들이 밥그릇을 걷어차고 있는 형국입니다."

우리 조선업계가 지난달 세계 선발 발주량의 74%를 수주하며 4개월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현대미포조선 노동조합도 파업에 나설 조짐을 보이는 등 노사 간 내홍으로 오랜만에 찾아온 불황 탈출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추석 연휴 전후를 기점으로 현대미포조선이 신청한 쟁의 조정 중지 신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한다. 실제 파업이 이뤄질 경우 22년 연속 무분규 교섭 기록도 깨지게 된다. 이달 초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한 만큼 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추석 연휴 이후 교섭에서도 사측의 변화가 없으면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2만3867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250% + α, 연차별 임금 격차 조정,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 '빅3'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 이후 교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진척이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역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임단협과 별개로 현대·대우 양측 노조가 모두 인수합병에 반대하고 있는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국내 조선업 노사가 불협화음을 내면서 오랜만에 순항하고 있는 조선 수주 시장 순항도 빛이 바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8월 한 달 세계 선박 발주량은 100만CGT(33척)를 기록해 전 달 65만CGT(30척) 대비 54% 증가했다. 이 중 한국이 74만CGT(21척)를 수주하며 26만CGT(11척)를 수주한 중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누적 수주량에서 한국은 4월 한때 중국과 17%포인트(P)까지 격차가 벌어졌으나, 지난 8월 기준 중국 502만CGT(38%), 한국 464만CGT(35%)로 3%P까지 좁혔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박사는 "국내 조선업계가 현재까지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순위를 제외한 전반적인 실적 자체는 작년과 비교하면 부진한 상황"이라며 "여기에다 노사 간 내홍까지 격화하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맞추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