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적쌓기` 변질… 정권마다 계획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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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적쌓기` 변질… 정권마다 계획 오락가락

이준기 기자   bongchu@
입력 2019-09-10 18:19

노무현~박근혜~문재인 정부
계획 수시 변경 등 난관 봉착
기술적 문제로 이견도 지속
예산낭비 논란도 새로 불거져





달 탐사 2022년으로 연기
인류가 달에 착륙한 지 50주년을 맞았지만, '한국형 달 탐사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며 삐걱대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계획이 수시로 바뀌고, 기술적 문제 등을 고려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안일한 대응이 화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또다시 달 궤도선 발사 일정과 중량, 임무궤도 등이 변경됨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면서, '예산 낭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달탐사, 역대 정권마다 '오락가락'=국내 달 탐사 프로젝트는 2007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과학기술부는 달 주위를 도는 달 궤도선을 2017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해 2020년 발사할 예정이었다. 달에 착륙해 본격적인 달 탐사를 수행할 달 착륙선은 2021년부터 개발해 2025년 쏘아 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대선공약이라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일정이 앞당겨졌다. 달 궤도선 발사가 2017∼2018년, 달 착륙선 발사는 2020년으로 각각 당초 예정보다 5년 가량 앞당겨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당시에는 너무 무리하게 일정을 앞당기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정부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달 탐사 사업은 또다시 흔들렸다. '전 정권 흔적 지우기'의 일환으로, 달 궤도선 발사는 2020년, 달 착륙선 발사는 2030년 내로 다시 변경됐다. 달 탐사 계획과 일정이 매 정권마다 정치적 의도에 따라 수시로 바뀐 것이다.

이번에 또다시 달 궤도선 발사가 당초 2020년 12월에서 2022년 7월로 19개월 연장되고, 그동안 논란이 됐던 달 궤도선 중량이 550㎏에서 678㎏으로 수정됐다.◇달탐사 사업 여전히 '안갯속'=달 궤도선 발사 일정이 연기됐음에도 달 탐사 사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번에는 달 궤도선 중량에 따른 기술적 문제가 논란이 됐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달 궤도선 설계 중량을 놓고 전문가 간 이견이 엇갈리는 등 파열음이 일기도 했다. 2017년 8월 달 궤도선의 예비설계 이후 상세설계, 시험모델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 한계로 경량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달 궤도선 중량이 무거워 연료 부족에 따른 임무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재설계가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현재 계획대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전문가 주장이 맞서 사업이 지연되기에 이르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노조도 "달 궤도선 개발은 아직 설계조차 확정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며 "중량 550㎏, 연료탱크 260ℓ의 기본설계로는 달 궤도선이 6개의 탑재체를 싣고 1년 간 임무를 수행하기 불가능한데, 이를 사업단장이 묵살하고 기존 설계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파열음을 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우주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점검평가단을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운영해 중량 조정, 발사 일정, 임무궤도(원궤도, 타원궤도 병용) 등 달 탐사 계획을 수정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연구위원은 "우주 선진국들이 달, 화성 등 우주탐사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우리나라도 '뉴 스페이스 시대'의 주역으로 한 걸음 도약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 달 궤도선에는 국내에서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 광시야 편광 카메라, 달 자기장 측정기, 감마선 분광기, 우주 인터넷 시험 장비 등 5개 장비와 미국 NASA가 개발하는 섀도카메라 등 탑재체 6기가 실려 달 궤도를 돌며 관측과 실험 임무를 수행한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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