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음장센서 개발, 센서 독립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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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음장센서 개발, 센서 독립 앞당겼다

   
입력 2019-09-10 18:19

박강호 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박사


박강호 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박사
최근 일본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수출규제와 더불어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는 절차를 시행했다. 일본과 경제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동안 센서 기술은 핵심 전략물자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데 국내 연구진이 연구소기업과 손잡고 고감도 음장센서 개발에 처음으로 성공, 관련 시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센서시장은 일본이 글로벌 강국으로, 많은 부분을 우리가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인데 연구진의 노력으로 대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수박이 잘 익었는지 잘라보지 않고 알아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겨 보는 것이다. 도자기가 깨어졌는지를 알아내는 것도 숟가락 등으로 쳐서 귀 기울여 소리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최근 연구진은 감시 공간 내부에 소리를 발생시키고 반사되어 들리는 소리의 변화를 감지해 사물의 상태를 알아내는 원리를 이용해 상용화에 성큼 다가섰다. 사각지대에서도 사람의 움직임이나 문 열림 그리고 화재에 의한 온도변화를 지능형으로 알아내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ETRI 연구소 기업인 ㈜시큐웍스가 이를 응용한 음장센서를 제품화했다.
일반적으로 집과 가게 그리고 사무실을 지키는 방범 센서는 대부분 적외선이나 영상센서 중심이지만 앞에 장애물이 있거나 가려진 공간의 침입이나 움직임은 감지할 수 없어 사각지대가 늘 존재한다. 인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주는 화재감지센서도 열센서, 연기센서, 불꽃센서, 열화상센서 중심이지만 대부분 화재가 크게 진행된 뒤에야 감지할 수 있다. 또 눈에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화재를 감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지능형 음장센서는 연못에 물결이 바위 뒤에까지 잘 전달되는 것과 같이, 소리가 장애물에 구애받지 않고 반사와 회절을 통해 잘 전달되어 돌아오는 원리를 이용한다. 때문에 장애물 뒤 등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침입 움직임과 화재도 빠른 시간에 감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로써 그동안 CCTV처럼 눈으로만 보안감시에 힘써 왔다면 이젠 음장센서를 통해 귀까지 동원해 위험 상황을 감지하게 되는 셈이다. 즉 CCTV가 사람처럼 소리를 사용해 더욱 똑똑해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한 개의 센서로서 여러 개의 기존 센서를 대체할 수 있고 어떤 위치에 있어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제품 대비 70% 이상의 설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현재 보안 안전 센서의 잦은 오작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오출동 비용을 고려하면 지능형 음장센서는 기존 센서들을 보완 또는 대체해 제품의 사용 및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센서와 렌즈 등 기존 보안·열화상 카메라를 포함한 센서 및 관련 소재부품 시장은 일본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다. 국내 센서 기업은 규모가 작고 대부분 소자 및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수준이다. 음장 센서는 우리나라가 만든 세계 최초 지능형 센서로서 적외선센서는 물론 보안 영상카메라, 열화상 카메라와 같은 제품의 수입대체가 가능하다. 나아가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시장에 진출도 계획 중이다. 특히 최근 시장이 급증하고 있는 AI 스피커, 홈 CCTV 및 지능형 가전에 적용해 칩이나 소프트웨어 형태로 탑재할 수 있다. 따라서 활용도가 크고 다양한 음장패턴을 데이터베이스(DB)화 하거나 딥러닝을 이용하면 단순 침입이나 화재와 같은 상황뿐 아니라 독거노인이 일정 시간 움직이지 않을 때 이를 감지해 보호자에게 연락하는 다양한 지능형 서비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지능형 음장센서의 사례를 볼때 ETRI와 같은 정부출연연구원이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혁신 스타트업인 시큐웍스가 연구소기업 형태로 서로 긴밀하게 상생 협력해 응용 개발하여 제품화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사례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로 진출하는 형태의 R&D 및 사업화 전략은 앞으로도 정부출연 연구원의 베스트 시범 케이스가 될 것이다.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져 있는 국내의 센서 및 소재부품 산업을 견인하는 똑똑한 연구개발 및 믿음직한 시장 혁신 사례가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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