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사우디 공사현장 방문
"현장 지키는 여러분 자랑스러워
오늘의 땀방울… 소중한 결실로"
임직원 격려·사업지원 의지 밝혀
연휴 잊고 삼성 총수로 사업 챙겨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에도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이번엔 비 전자계열인 삼성물산의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을 방문해 "중동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며,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이 해외 건설 사업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전자 뿐 아니라 비주력 사업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총수의 '책임경영' 행보로 풀이된다.
15일 삼성 측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사업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섭씨 38도에 이르는 무더위 속에서도 현장 곳곳을 둘러본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은 지금 이 새로운 기회를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측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 관계사의 해외 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명절에도 쉬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는 도심 전역에 지하철 6개 노선, 총 168㎞를 건설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광역 대중교통 사업으로, 2013년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Abdullah Bin Abdul Aziz) 전 국왕의 왕명에 의해 시작했다. 삼성물산은 FCC(스페인), Alstom(프랑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6개 노선 중 3개 노선의 시공을 맡고 있으며, 2020년 준공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명절에 해외 현장을 직접 점검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이 부회장의 이번 방문은 삼성의 총수로 중동 사업을 직접 챙기고 시장 확대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방한한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를 승지원으로 초청해 미래 성장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과거에도 명절 연휴 기간에 해외에서 중요 일정을 소화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지난 설 연휴 중에는 중국으로 가 시안 반도체 공장 2기 라인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아울러 2016년 설 연휴에는 미국에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만났고, 그해 추석 연휴에는 등기이사 선임 후 첫 대외 일정으로 인도 방문길에 올라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2014년 설 연휴에는 미국을 방문해 현지 이동통신사 대표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한 적도 있다.
재계에서는 재판 준비에 대한 부담에도 이 부회장이 쉼없이 현장경영을 이어가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미증유의 위기'에 처한 삼성의 활로를 찾기 위해 개인의 거취보다 '총수'로써의 책임감을 다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실제로 전자 계열사를 비롯해 금융까지 각 사업부문 별 사업 점검 행보를 매달 쉼없이 이어가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인 11일에는 서울R&D캠퍼스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찾아가 미래 성장 사업도 점검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해야 한다"며, 각 사업부문 경영진에게 미래성장 투자와 일자리 창출 약속 등을 뚝심 있게 이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