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현대사 이해의 코드, 석유](http://contents.dt.co.kr/images/201909/2019091602102269660001[1].jpg?var=1351 "[논설실의 서가] 현대사 이해의 코드, 석유")
최지웅 지음 / 부키 펴냄
2018년 5월 미국은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긴다. 팔레스타인은 물론 이란과 터키 등 중동 국가들은 크게 반발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종의 '공동구역'이기 때문이다. 중동 불안의 불씨가 될 대사관이전을 감행한 데는 미국의 셰일혁명이란 배경이 있다. 셰일혁명으로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된 미국이 더 이상 중동의 정세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에 대사관 이전을 감행했다는 설명이다. 국제정치와 힘의 균형에 석유가 깊숙이 개입돼 있다는 점을 여기에서도 알 수 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현대는 '석유시대'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사건이다.
석유를 수송이나 난방, 발전소 돌리는 연료로만 생각해선 안 된다. 그런 용도에는 단지 32.6%만 쓰인다. 절반이 넘는 52.8%는 플라스틱, 고무, 화학섬유 등 석유화학산업의 재료가 된다. 석유가 없다면 현대 소비재의 상당수가 생산될 수 없다. 그만큼 중요한 존재이다보니 국제정치와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동인이다. 현대사는 석유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고 석유산업의 변화가 세계의 변화를 낳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은 석유가 정치 경제 외교 등에서 강력한 영향을 미쳤던 1차 세계대전으로부터 미국의 셰일혁명까지 현대사의 주요 장면 33개를 뽑아 석유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그 장면들을 따라가다 보면 파편적으로 흩어져있던 지식들이 꿰어지고 대충 알고 있던 문제들이 새로운 눈으로 들어온다. 저자 최지웅은 석유 회사에서 일하며 해외사업부와 석유비축본부에서 경험을 쌓은 석유산업의 현장전문가다. 런던 코번트리대에서 석유가스 MBA과정을 마쳤다. 틈틈이 회사 공식 블로그 '오일드림'에서 석유 관련 역사와 정치적 경제적 이슈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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