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교언 칼럼] 보유세 더 걷어봤자 공급만 줄인다

메뉴열기 검색열기

[심교언 칼럼] 보유세 더 걷어봤자 공급만 줄인다

   
입력 2019-09-15 18:35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얼마 전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2019년 부동산 보유세수 추정자료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서울과 광주를 중심으로 많이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격 상승과 세법 개정효과로 인해 큰 폭으로 상승하였고, 재산세 역시 공시가격 상승으로 세수증가를 전망하였다. 그리고 당초 예상대로 다주택자 중과효과도 큰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서울과 경기도에서 증가분의 대부분이 발생하였다.


구체적인 추정금액을 보면, 종부세수는 전년대비 1조2000억원 증가한 3조원으로 추정되었고, 재산세수는 9000억원 증가한 12조5000억원으로 분석되었다. 이를 증가율로 표현하면 종부세수는 66.7%, 재산세수는 7.2% 각각 늘어나는 것이 된다. 정부 계획대로 다주택자와 고가부동산 소유자에게 세금이 더 많이 부과되는 모양새다.
작년에 정부가 세금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선진국에 비해 낮은 보유세 부담률을 제시하였는데, 2015년 OECD의 GDP 대비 부동산 과세 비교자료를 보면 보유과세는 그 평균이 1.1%임에 반해 우리는 0.8%로 나온다. 하지만 동일한 자료에서 거래과세를 포함한 재산과세의 경우 평균이 1.92%임에 반해, 우리는 그보다 훨씬 높은 3.0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앞으로 최근 변화를 반영한 국제비교 자료가 나온다면 부담률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보유세가 인상되면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도 하였는데, 실제 그런지도 의심스럽다. 가장 높은 수준의 보유세를 물리고 있는 영국과 미국은, 불평등에 관한 저술로 유명한 토마 피케티도 언급하였듯이, 우리보다도 불평등이 더 심한 나라다.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들로 알려져 있다. 우리보다 불평등 정도가 훨씬 덜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의 경우는 보유세 부담률이 우리보다 낮은 0.13%다. 이를 보면 보유세의 높고 낮음이 부의 불평등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서울 집값, 그중에서 특히 강남 집값을 잡기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하였는데, 그 효과가 실제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이론적으로 보유세 인상은 단발성으로 한 차례 부동산 가격을 하락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오히려 반대인 경우도 많다. 미국의 많은 대도시들은 오랜 기간 동안 우리보다 훨씬 높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실효세율을 부과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하였다. 급기야 2000년대 초중반에 가격 폭등으로 연결되었다.



강남과 서울 집값도 작년 말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듯하였으나, 최근 다시 신고가를 갱신하는 불안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서 괜히 세금만 더 걷어서 경제에 부담을 주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게다가 이러한 세금부담은 오는 11월이 되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때 건강보험료가 새로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처럼 경기하락이 예상되는 시점에 세금 부담을 늘리는 것은 거시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세금부담을 줄이고 재정확대 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세금을 늘리는 이러한 정책이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지 심히 염려스럽다.

그리고 민간임대주택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되면 이들이 신규 공급을 줄일 가능성이 높고, 이는 만성적인 임대주택 부족으로 연결되면서 서민 주거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건설업 위축으로 인한 경제부담 증가도 동반된다. 최근에는 분양가 상한제 정책이 발표되면서 공급위축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 그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

지금 가장 우려되는 점은 정부의 선한 의도와는 반대로, 오히려 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이번 정부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그리고 강력한 규제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신통치 않아 보이고 거래절벽과 경기위축만 심화시키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지금부터라도 보유세 부담 증가와 각종 부동산 규제들이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다시 한 번 꼼꼼히 챙겨서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만이라도 피할 수 있도록 정책을 다듬어야 할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