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초기 단계까지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가 나왔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뿐 아니라 향후 혈관성 치매, 파킨슨병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명옥 경상대 교수(사진) 연구팀이 치매를 손쉽게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형광 나노입자 키트'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치매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지금까지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나 인지능력검사 등으로 진단해 왔다. 하지만 이 방법들은 치매가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 진단할 수 있고, 고가의 비용이 들며 진단하더라도 치매 진행 정도를 정성적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연구팀은 혈액이나 땀, 침 등과 같은 간단한 분비물을 시료로 해 치매 증세가 나타나기 이전의 잠복상태 치매까지 판별하는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이 키트는 miRNA(마이크로RNA) 8종 및 항체 13종 등 모두 21종의 바이오 마커(생체지표)를 통해 치매 진단의 정확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민간 기업에 관련 기술을 이전해 올해 말 제품화를 목표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명옥 경상대 교수는 "여러 가지 항원과 마이크로RNA를 바이오 마커로 활용하기 때문에 진단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다"며 "조기치매 예방과 치매 치료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지난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과기정통부의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수행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