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13 부동산 대책 1년
고강도 대책 불구 집값 치솟아
용산구·성동구·강남구 반사이익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에서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평균 실거래가는 14%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동안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문재인 정부의 '역대급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이 서울 집값은 못잡고 시장만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16일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9·13대책 이후 1년간 거래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평균 7억5814만원으로, 9·13대책 이전 1년 평균 실거래가 6억6603만원과 비교해 13.8% 상승했다.
반면 작년 9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국토부가 공개한 실거래 건수(이달 5일 등록기준)는 4만2564건으로 ,직전 1년간 9만7414건에 비해 56% 가량 줄었다. 이는 9·13대책 이후 대출 규제로 거래 절벽이 이어진 가운데 재건축·고가 등 인기 지역의 실거주와 투자를 겸한 아파트의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아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114 관계자는 "대출 부담이 덜한 무주택자와 현금 부자들이 주로 주택 매수에 뛰어든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9·13대책 이후 1년간 9억 이하 주택 거래량(실거래가 공개 기준)은 9·13대책 이전에 비해 60.2% 감소한 것과 달리 9억원 초과 주택 거래량은 37.6%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은 9·13대책 이전 17.3%에서 9·13대책 이후에는 24.7%로 7.4%p(포인트) 높아졌다.
자치구별로 보면 용산구의 실거래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용산구 아파트의 최근 1년간 평균 실거래가격은 15억9724만원으로 직전 1년간 평균가 12억6727만원과 비교해 26% 상승했다. 용산 미군부대 이전과 공원 조성 호재가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이어 성동구의 실거래가격이 9·13대책 이전 1년 평균 7억7033만원에서 최근 1년간 9억3264만원으로 21.1% 올랐다. 성동구 일대 재건축 사업과 서울숲 인근 신축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양천구는 최근 1년간 실거래 평균가격이 7억9192만원으로 직전 1년 6억6857만원 대비 18.5% 상승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 기대감에 오름폭이 커졌다.
강남구는 9·13대책 전후 실거래가 상승률이 17.7%로 비강남 인기지역보다 낮았다. 다만 최근 1년간 실거래가 평균가는 17억1984만원으로 서울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송파구의 평균 실거래가는 9억6706만원에서 11억3317만원으로 17.2% 상승하며 10억원대를 돌파했다. 서초구는 13억9053만원에서 15억6951만원으로 12.9% 상승했다.
서울 전역에서 실거래가가 급등하진 않았다. 은평구는 최근 1년간 실거래가 평균액이 4억8028만원으로 9·13 대책 발표 전 평균 거래가 4억7685만원과 비슷했고 구로구(4억2821만→4억4258만원)와 강서구(5억2725만→5억4361만원)도 대책 전후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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