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리스크에 치솟는 油價
트럼프 "군사 공격" 언급까지
보호무역에 글로벌 경제 둔화
금융·외환시장 변동성도 증가
日규제까지 장기화 가능성 커
경기악화 벗어날 뾰족수 시급
폭풍우 속의 '수출 한국호(號)'를 사우디아라비아발(發) 중동 리스크 파고가 덮치고 있다.
한국호는 이미 장기전으로 접어든 '미·중 무역전'과 갈팡질팡의 '노딜(No Deal)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탈퇴)' 여기에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삼각파고의 폭풍우 속에 흔들리고 있다. 악재에 악재가 겹치면서 침몰의 경고등이 더욱 요란해지고 있는 것이다.
1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중동 리스크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유가가 리터당 미화 75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급등은 우리 수출물가 상승 요인이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탈황 석유시설과 쿠라이스 유전에 대한 드론(무인기) 공격이 있자마자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뛴 6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장중 15.5%까지 올랐다. 이는 2008년 12월 이후 11년여 만의 '퍼센트 기준 하루 최대폭' 급등이다.
현 중동 사태는 자칫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16일(현지시간) 자국의 석유시설 단지가 무인기에 공습당해 원유 생산이 중단된 사건과 관련해 유엔과 국제 전문가를 초청해 조사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조사 결과에 따라 안보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적절히 대응 조처하겠다"며 "사우디는 단언컨대 우리의 영토, 국민을 보호할 것이며 이런 침략 행위에 강력히 대처하는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사우디군은 초기 조사결과 공격에 사용된 무기는 이란산이라고 주장하면서 어디서 날아왔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러한 지적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전쟁을 염두에 두고 "준비가 돼 있다"고 단언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이란이 무인기뿐 아니라 미사일도 10발 직접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중동의 전쟁은 국제 소비시장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어 우려된다. 안 그래도 우리 수출은 소위 3대 악재에 막혀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1.7% 감소한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품목 부진 탓이다. 일본 수출규제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6% 줄어든 442억달러로 집계됐다.
김승룡·진현진기자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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