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리스크 기간 따라 영향 상이
1주일땐 최대 5달러 상방 압력
국제 주요 경제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중동발(發) 리스크가 국제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그 크기를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우디 발 유가 리스크는 공급차질 규모와 기간에 따라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차별화될 것이라는 해외 투자은행(IB) 들의 전망이 나온다.
1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번 공급차질 규모인 일일 570만배럴은 1990년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430만배럴), 1979년 이란 혁명 당시 부족분(560만배럴)을 상회하는 수준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16일(현지시간) 급등한 가운데 유가의 향방은 △공급차질 규모 및 기간 △재고 소진을 통한 수출량(사우디 일일 700만배럴) 유지 여부 △가격상승에 따른 수요 둔화 여부 △정부 정책 및 관련 기관의 대응 등에 좌우될 전망이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공급차질 규모와 기간에 따른 유가 영향을 네 가지 시나리오로 나눴다. 3개월 이상 장기간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400만배럴 이상의 대규모 공급차질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브렌트유는 75 달러 이상 급등할 소지가 있다.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고 세계 수요는 추가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공급차질 기간이 초단기인 1주일 경우 유가에 3~5달러 정도 상방 압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퍼미안 지역 송유관 증설, 세계경기 둔화, 비OPEC(석유수출국기구) 생산 증가 전망이 유가 급등을 제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간이 2~6주로 늘어나면 공급차질 기간에 따라 5~14달러 상방 압력이 예상된. 유가의 진폭이 확대되는 것이다. 6주간 570만배럴 부족은 6개월간 100만배럴 부족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6주 이상으로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브렌트유는 배럴당 75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공급부족을 메우고 유가의 추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주요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이 예상된다.
CNN방송은 고유가 때문에 경제성장의 한 축인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부양을 위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제약받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원유 생산업체들이 이득을 볼 수 있으나 항공사와 같은 업체들은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그로 인한 물가 상승 때문에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 글로벌 경기는 제조업 경기둔화와 함께 양면에서 타격을 받게 된다.
중앙은행들로서도 추가적인 물가 상승 우려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을 추진하는 방안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경제연구업체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중동의 긴장 고조 때문에 글로벌 경제가 이미 불확실한 시점에서 추가로 맞바람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CNN방송은 "원유생산이 크게 차질을 빚어 경제에 반영된다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촉발되지는 않더라도 원치 않는 스트레스가 가중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씨티은행 관계자는 "시장은 그 동안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를 과소평가했다"며 "이번 사태로 원유선물시장에서 신규 매수자금 유입 및 숏커버링이 예상되며, 금주 유가는 $4 이상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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