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 수은 통합론` 집중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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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 수은 통합론` 집중포화

성승제 기자   bank@
입력 2019-09-17 18:14

김용범 "고유기능에 집중" 일침
은성수 "아무 의미없는 말" 일축
상급 부처 잇따라 불쾌감 표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통합론'을 꺼낸 이후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고유 핵심기능 역량에 집중하라"며 일침을 가하는가 하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아무 의미 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산은과 수은의 상급 부처에서 이 회장 통합론에 잇따라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0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은과 수은이 합병하면 훨씬 더 강력한 정책금융기관이 탄생해 될성부른 기업에 대한 지원도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합병론을 공식 제안했다. 그는 또 "산은과 수은이 통합하면 중복된 정책기능을 통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책은행의 합병론은 사실 오래전부터 제기된 이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산은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을 합병하는 자산 550조원 규모의 '메가뱅크' 설립 논의가 본격화됐다. 아이디어는 강만수 당시 기재부 장관의 '챔피온 뱅크'를 모태로 삼은 것으로 한국판 골드만 삭스를 설립하자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 정책은 논란만 키운 채 제대로 시도도 해보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내부 갈등과 노동계의 거센 반발도 영향을 미쳤지만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대형 글로벌 투자회사들이 잇딴 파산 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11년 만에 이동걸 회장이 다시 국책은행 통합론을 꺼낸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회장이 기업은행 대신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수은을 콕 찍어 통합론을 꺼낸 것은 거센 내부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통합론을 제시할 경우 산은 등 금융 공기업의 지방 이전 이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회장 통합론 결국 논란만 일으킨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은과 수은의 감독기관인 금융위와 기재부가 이 회장 발언을 공개적으로 깎아내렸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굳이 산은·수은 갈등을 일으켜서 우리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나"라며 "아무 의미 없는 말"이라고 했다. 김용범 기재부 차관 역시 "산은과 수은은 고유 핵심기능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수은 관계자는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대꾸할 가치도 느끼지 못할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성승제기자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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