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법인 5년 연속 적자로 허덕
OEM집중 저가공세로 수익바닥
중국법인도 수 년째 '적자행진'
연두 앞세워 현지 재공략 계획
샘표식품이 미국에 처음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시장에 진출 한 지 20년이 됐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법인이 그동안의 누적된 손실로 몇 년째 완전 자본잠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샘표식품의 미국법인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51억원을 기록했다.
미국법인의 자본총계는 지난 2014년 6억원에서 2015년 -17억원으로 전환한 데 이어 △2016년 -32억원 △2017년 -48억원 △2018년 -50억원을 기록하며 올해까지 5년째 여전히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현지에서 적자를 지속하면서 자본마저 까먹고 있는 것이다. 샘표식품은 2000년 미국 캘리포이나주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진출에 나섰다. 시장 진입 초기 매출 확장을 위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에 집중하고 가격 할인과 물량 공세를 무리하게 펼치면서 수익성도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식당 브랜드 '미스터김치'가 실패한 것도 원인이다. 미스터김치는 샘표식품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빔밥과 불고기·김치·돼지갈비 등 한국 음식을 패스트푸드 개념으로 판매하는 해외 외식체인점으로, 2017년 10월 캘리포니아주 사이프러스시에 1호점을 개점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미국법인은 2017년까지 적자를 지속하다가 지난해 일부 제품 및 채널 구조조정과 동시에 액상조미료 '연두'를 출시하면서 영업이익 6억원을 내며 겨우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그동안 누적 손실이 많아 완전 자본잠식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법인(상해상무유한공사) 또한 올해 상반기 자본총계 -5억원을 기록하며 올해까지 3년째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2017년과 2018년에도 중국법인 자본총계는 -3억원, -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샘표식품은 2008년 4월 중국 상해에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몇 년째 적자 행진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연간 기준 중국법인의 영업손실 규모를 보면 △2016년 12억원 △2017년 26억원 △2018년 1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500만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내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해외 법인 부진이 지속되자, 샘표식품은 '연두'를 앞세워 현지 시장을 재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연두는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데다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채식 열풍에 힘입어 승부수를 띄울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채식 열풍이 불면서 연두의 인기도 늘어나고 있다"며 "연두는 콩을 100% 발표해 만들어 채소와 곁들여 먹기 좋아 해외서도 점점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시장 확대와 함께 내실 경영으로 경영정상화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판매채널을 확장하고 홍보와 마케팅을 확대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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