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구글 저렴한 망사용료로
경쟁업체보다 품질경쟁력 우위
기준없어 CP·통신사 협상요원
주기적 데이터 규제기관에 제출
비식별 데이터형태 공개 바람직
데이터폭증 시대 '무임승차' 논란
<중> 해외 CP '무임승차' 언제까지 지속되나
동영상,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되며 인터넷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지만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해외 콘텐츠제공사(CP)들은 망 사용료를 내지 않거나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지불하고 있다. 5G 시대 개막으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일반화 되고 트래픽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해외 CP의 무임승차에 의한 '기울어진 운동장'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시장에서 더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이 해외 CP와 국내 사업자간 역차별 문제다. 국내 최대 인터넷콘텐츠 사업자인 네이버는 망 사용료로 연간 700억원, 카카오는 연간 300억원을 지불하고 있다. 반면 페이스북은 망 사용료 명목으로 연간 150억원 이상을 지불하고 있고,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구글은 망 사용료를 거의 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해외 콘텐츠 업체들의 트래픽 비중이 갈수록 급증하는 상황에서, 해외 CP들의 무임승차는 역차별을 더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소송의 발단이 된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우회도 망 사용료를 회피하기 위한 해외 CP의 '횡포'로 간주하고 있다. 글로벌 CP가 이용자들의 불편을 충분히 예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지배력과 이용자들의 불편을 앞세워 망 사용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해외 CP들은 낮은 망 사용료를 앞세워, 경쟁업체에 비해 품질 경쟁력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상호접속고시는 트래픽을 쓴 만큼 내는 종량제 방식이다. 따라서 초고화질 콘텐츠를 서비스할 경우 망 사용료가 급증하게 된다. 그러나 해외 CP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망 사용료를 바탕으로, 4K 초고화질 서비스 등을 일찍부터 도입할 수 있었다. 이들 고화질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높은 망 사용료가 책정된 국내 CP들에는 부담이 되는 서비스다.
더 큰 문제는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해외 CP의 동영상 의존도가 커지면서, 앞으로 이들의 데이터 트래픽비중이 어디선까지 확대될 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처럼 망사용료와 데이터 트래픽의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상호접속고시를 개정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부터 기간통신사에 인터넷망간 상호접속 의무를 부여하고, 개별 망 사업자의 부당한 인터넷 단절 및 접속 거부를 금지했다. 이로인한 역차별, 통신사의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2016년 통신사간 접속에 대해서도 망 비용 정산을 하도록 정부가 고시를 개정한 것이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CP들이 어느정도의 트래픽을 유발하고, 또 계약을 맺은 통신사에 어느 정도의 망 사용료를 내야 하는지 기준이 없다보니, CP와 통신사간 협상이 어려워졌고 결과적으로 당초 상호접속 개정을 통해 의도했던 경쟁 촉발도 요원해졌다.
결과적으로, 망사용료의 투명한 공개 및 합리적인 기준들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인터넷콘텐츠 업체들이 부담하고 있는 망 비용 규모를 공개해 소모적인 논쟁을 종결할 필요가 있다"면서 "프랑스 사례처럼 향후에도 이 같은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CP가 지불하는 망 비용 및 관련 데이터를 규제기관에 제출해, 비식별 데이터 형태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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