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인조고기 월병 `대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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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인조고기 월병 `대박` 될까

박영서 기자   pys@
입력 2019-09-18 18:21

박영서 논설위원


박영서 논설위원
중국에선 추석을 중추절(中秋節)이라 부른다. 한국의 추석은 보통 사흘을 쉬지만 중국의 중추절은 하루만 쉬는 날이다. 추석에 한국인이 송편을 먹는다면 중국인은 월병(月餠)을 먹는다. 월병은 중추절 때 가장 인기있는 선물이기도 하다. 월(月)은 '달', 병(餠)은 '떡'을 뜻한다. 보름달 모양을 닮은 떡이다. 가족들과 둥글게 모여앉아서 월병을 먹는 풍습은 당나라 때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올해 중추절엔 매우 특이한 월병이 등장했다. 인조 고기로 소를 만든 월병이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솽타(雙塔)식품은 이번 중추절을 맞아 1000세트 한정으로 '인공육 월병'을 판매했다. 중국 1세대 인공육 제품이라 할 수 있다. 1세트 당 가격은 168위안(약 2만8200원). 온라인으로 판매된 월병은 판매 개시에 들어가자마자 곧 매진됐다. 이번 시판을 계기로 중국에서 인공육에 대한 인지도와 이 회사의 지명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양으로 보면 이 월병의 소는 진짜 돼지고기로 만든 소와 거의 똑같다. 맛을 보면 탄력도 있고 육즙도 풍부하다. 하지만 맛이 상대적으로 단조롭고 씹히는 감이 덜하다는 단점이 있다. 고기 특유의 육향(肉香)이 부족하다는 평도 받는다. 그래서인지 대다수 소비자들은 아직 인공육 월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 월병 주문자의 대부분은 유학 경험이 있는 젊은 층이나 외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다르다. 인조 고기가 미래의 대체 식량으로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리고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환경의식이 제고되면서 인공육 제품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인조 고기는 주로 대두 단백질과 완두 단백질을 원료로 만든다. 일반 고기에 비해 칼로리는 낮은 데다 단백질은 더 많이 포함하고 있다. 특히 콜레스테롤이 없어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환자도 먹을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은 작년부터 이어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여파로 심각한 돼지고기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대체할 식품으로 인공육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인공육 시장 규모가 커지면 가격은 일반 고기보다 훨씬 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조 고기가 보편화되면 대량의 곡물과 물을 소비해 가축을 사육·도살할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다.
이미 중국에선 약 10개의 인공육 기업이 창업했고 60개 이상의 기업이 시장 진출을 밝혔다. 주식시장에선 인공육 관련 업체가 테마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식물성 단백육은 올해 중국 자본시장을 뜨겁게 달굴 '재료'로 각광 받고있다.

관건은 중국인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는 아닌 듯 하다. 왜냐하면 중국에선 옛날부터 콩이나 밀가루 등을 사용해 진짜 고기와 비슷한 맛을 내는 '소식(素食) 요리'의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육식을 금하거나 꺼리는 스님들이나 불교신자들이 주로 먹는 음식이다. 이 가운데 소육(素肉)은 돼지고기, 소계(素鷄)는 닭고기와 식감이 비슷하다.

이런 전통에다 현대의 과학기술을 접목한다면 진짜 고기에 버금가는 인조 고기 출현은 멀지 않은 듯 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20년 후가 되면 인공육이 중국인의 식생활에 불가결한 일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왕성한 식탐을 과시하는 중국인들의 식탁 위에 새로운 메뉴가 추가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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