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하이 콘퍼런스서 강조
"전문경영인들 비용으로 생각
전환에 소극적인 모습 보여"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
중국 제조업이 디지털전환을 통한 경영 효율화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들도 '졸면 죽는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한 디지털 혁신만이 살 길이라는 진단이다.
조영빈 다쏘시스템 코리아 대표(사진)는 19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스카이뱅큇에서 인터뷰를 갖고 "중국 기업의 경우 아홉가지가 잘못 되더라도 한 가지 잘 될 이유가 있으면 시도를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경험을 쌓는데, 우리나라 기업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한국 제조업의 미래가) 현실적으로 어둡다"고 토로했다.
다쏘시스템은 지난 18일부터 양일간 중국 상하이에서 '경험의 시대에서의 제조업'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경험을 위해서는 디지털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 대표도 중국 기업에 비해 국내 업체들이 디지털 혁신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실제 국내 기업들의 디지털전환 현황은 세계 평균에 비해 떨어지는 수준이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지난 1월 전세계 기업을 디지털혁신 수준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눈 보고서를 발표했다. 1그룹에 가까운 기업의 수가 많고 낮은 단계 그룹에 속한 기업 수가 적을 수록 그 나라 산업의 디지털혁신 속도가 빠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그룹은 전체 기업의 5%, 2그룹은 18%, 3그룹은 28%로 전세계 평균인 1그룹 5%, 2그룹 23%, 3그룹 33%보다 적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디지털 미래에 대한 준비와 계획이 아예 없는 5그룹에는 22%가 포함돼 글로벌 평균인 9%보다 높았다. 상대적으로 중국의 경우, 1그룹 6%, 2그룹 24%, 3그룹 36%, 4그룹 25%, 6그룹 9%로 세계 평균보다 높은 디지털전환 수준을 보였다.
조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디지털전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로 △단기적 성과가 필요한 전문경영인들의 경우 디지털전환에 드는 돈을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생각하기 때문 △기업 결정권자들의 경우 디지털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으로 꼽았다.
또한 인터뷰 현장을 참관한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출시장이 아닌 협소한 국내시장 위주로 사업무대를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 결정권자들이 제조업에 대한 비전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장은 "기업들이 제조업의 지속성장가능성에 대한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는게 크다고 생각한다"며 "때문에 제조시스템 근본 바꿔 새로운 가치들을 만들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경쟁력의 핵심이자 원천인 제조업이 디지털전환에 뒤처진다면 미래 역시 어두워진다며 과감한 디지털혁신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
조 대표는 "디지털전환을 실시하면 첫번째로 비용절감을 이룰 수 있고, 두번째로 새로운 프로세스에서의 모든 혁신을 가상에서 해보고 현실로 옮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휴대폰 제조업체에서 낙하실험을 할 때, 현실세계에서는 제한된 숫자로만 가능하지만 가상세계에서는 10만번도 가능하다. 물리적 실험 외에도 기업의 모든 의사결정 활동을 가상세계에서 시도해보고, 개선점을 찾을 수도 있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편한 시스템이지 혁신을 위한 시스템은 없다"며 "지속가능하다는 것은 미래를 위한 것이지 오늘을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하며 디지털전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상하이(중국)=김위수기자 withs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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