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의문 없이 풀리기까진 몇 가지 해결해야 할 사안이 남아 있다.
현재 경찰이 확보한 증거는 용의자 L씨(56)의 DNA가 10차례 살인사건 가운데 5, 7, 9차 사건의 3가지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한다는 것이 유일하다.
10차례 가운데 3차례 사건과 모방범죄로 확인된 8차 사건을 제외하면 범인을 특정할 수 없는 사건 6건이 남는다.
6건의 사건과 관련해선 아직 어떠한 단서나 증거가 없는 상황이다. 용의자 L씨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나머지 6개 사건 증거물 분석을 통해 L씨와 연관성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작업이 결코 쉽지 않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나머지 사건들의 증거물들을 받아 DNA를 검출하는 작업에 착수했지만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을 밝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L씨로부터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다.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순 없으나 이미 나온 DNA 증거와 L씨의 자백이 더해지면 최종적으로 L씨를 진범으로 판정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백과 상관없이 L씨가 진범이라는 것을 입증할 단서를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L씨의 자백을 받아내는 게 1차 목표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배용주 경기남부청장은 "1차 조사는 경찰과 용의자 간의 라포(신뢰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이뤄졌다"며 "조사라는 게 1회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많은 범죄 사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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