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예비 불법 어업국` 한국 지정…해수부 "당장 제재적 조치 나오는 것은 아냐"

황병서기자 ┗ <국감브리피>공정위, 이통3사 담합 등에 11년간 과징금 867억원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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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예비 불법 어업국` 한국 지정…해수부 "당장 제재적 조치 나오는 것은 아냐"

황병서 기자   bshwang@
입력 2019-09-20 13:25

어장폐쇄 통보에도 조업 이어간 일부 원양어선이 발단…"2년 내 미국 설득 못하면 재량 따라 제재 가능"


미국 정부가 19일 (현지시간) 한국을 예비불법어업국(IUU·Illegal, Unreported, Unregulated·불법, 비보고, 비규제국가를 의미)으로 지정했다. 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가 예비 IUU 어업국으로 지정됐다고 해서 시장 제재적 조치가 따르는 것은 아니고, 이로 인해 생기는 국내 영향은 없다"면서도 "2년 내 정부의 개선 조치가 미흡하거나 완료되지 않았다고 미국이 판단할 경우, 그때부터 미국의 재량에 따라 제재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미국 상무부 산하 해양대기청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의회에 제출하는 '2019년 국제어업관리 개선 보고서'에 한국이 예비 IUU어업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예비 IUU 어업국으로 지정된 것은 지난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지정은 한국의 원양어선인 '서던오션호'와 '홍진701호'가 지난 2017년 12월 남극 수역에서 어장폐쇄 통보에도 불구하고 조업을 이어간 것이 발단이 돼 이뤄졌다. 남극 수역에서의 어업은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가 이빨고기(메로)·크릴·빙어에 관한 총허용 어획량을 배분해 이뤄진다. 그해 어획량이 다 차면 위원회는 어장폐쇄를 통보하는데, 홍진701호는 어장폐쇄 통보 이메일이 '스팸메일'로 분류되는 바람에 조업을 이틀 더 했고, 서던오션호는 선장이 이메일을 하루 뒤 열람하고도 3일간 조업을 더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예비 IUU 어업국'으로 지정된 결정적인 원인은 국내 사법당국의 솜방망이 처벌로 보인다.

해수부는 당시 불법조업 사실을 확인한 뒤 어구 회수와 어장 철수 명령 조치를 하고, 이를 위원회 사무국과 회원국에 알렸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8년 1월 8일 원양산업발전법 위반 혐의로 두 선박에 대한 수사를 해양경찰청에 의뢰했다. 하지만 홍진701호는 해경 수사에서 무혐의 판단이 나와 불입건 됐다. 서던오션호는 그해 7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에 해수부는 무혐의로 결론난 홍진701호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하지 않았고, 지난해 8월 서던오션호에 대해 60일 영업정지와 선장에 대해 60일 해기사면허 정지를 통보하는 것에 그쳤다.


미국 정부는 이에 올해 3월 우리 정부에 관련 자료와 개선사항을 요구했고, 해수부는 올해 4월 △문제 선박 조업 배제 △어획증명제도 개선 △과징금 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개선조치 계획을 제출했다.

해수부는 이 과정에서 "문제 선박 두 척이 2019∼2020년 어기에 남극 수역에서 조업할 수 없도록 배제 조치를 했는데, 이로 인해 약 79억원 상당의 불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두 선사가 남극 수역에서 얻은 부당이득 9억4천만원의 8배를 넘는 액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과징금 도입을 담은 원양산업발전법 개정이 끝나야 개선 조치의 적정성을 분석·평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현재 시점'에서는 우리나라를 예비 IUU 어업국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수부는 원양산업발전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개정되면, 차기 보고서가 제출되는 2021년 이전에라도 가능한 빨리 IUU 지정을 해제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해수부는 미국의 움직임을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 정무적인 사안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는 무관하다"고 못박았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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