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현 칼럼] 검찰개혁 본질은 살아있는 권력 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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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칼럼] 검찰개혁 본질은 살아있는 권력 수사다

   
입력 2019-10-10 18:25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요즘 서울 도심 광화문 일대와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는 '조국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와 '조국 수사'를 반대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연 참가인원을 계산하면 족히 수백만명을 넘을 것이다. 특히 집권세력이 주도한 집회는 검찰개혁을 내세워 윤석열 검찰총장을 압박하는데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지난달 말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과 조 장관에 대한 수사는 별개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즉,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 중단이 검찰개혁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번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는 검찰개혁을 위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검찰개혁의 방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집회 전날 검찰을 상대로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의 행사" 등을 언급하면서 조 장관 주변에 대한 수사가 마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양 몰아세웠다. 앞에서는 인권 존중을 운운하면서 뒤로는 조 장관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들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3일과 9일 엄청난 군중이 몰린 광화문 집회를 이끈 에너지는 바로 대통령이 나서서 법치를 훼손하며 불공정을 조장하고 있는데 대한 분노다.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당시만 하더라도 문 대통령은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지침을 내렸으면서도 지금 와서는 살아있는 권력을 보호하라고 요구하는 모순적 통치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공수처 설치를 통한 검찰개혁 방안의 진의가 무엇인지 궁금해지게 하는 대목이다.

검찰개혁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매번 등장한 대선공약의 단골메뉴였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지난 정권들과 이번 문 정권이 추구하는 검찰개혁의 명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듯하다. 지난 정권들은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과 과도한 강압수사에 대한 개선이 주된 내용이었던 반면, 문재인 정권은 공수처를 통한 검찰 길들이기가 주된 내용인 것으로 이해된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발언을 보더라도 그 진의가 무엇이었음이 분명해졌다.

이 시점에서 검찰개혁의 본질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검찰개혁의 본질은 정치적 독립성이다. 검찰이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인권이 보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부터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수많은 국민들이 검찰의 칼날을 피해갈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검찰은 마치 살아있는 권력의 파수꾼이었던 것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수사를 단행하고 있는 것은 법치주의 수호자로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이해하고 싶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검찰이 이번 기회를 통해 검찰의 권한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이런 의심은 윤 총장이 인사청문회에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한다"는 소신을 수차에 걸쳐 밝힌데 기인하기도 한다.

윤 총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중차대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검찰이 권력의 시녀가 아니라 법치주의의 수호자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법치주의의 본질은 권력자로부터 가해질 우려가 있는 국민들의 인권침해를 법 집행을 통해 보호하는 것이다. 그래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수사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 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 방안은 검찰을 권력의 수호자로 길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오히려 공수처 신설보다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인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더 시대적 요구일 수 있다. 검찰수사 중에 진술한 내용보다는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이 더 보호를 받아야 국민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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