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ICT과학부장
![[최경섭 칼럼] 더 거세지는 中 `바이오 굴기`](http://contents.dt.co.kr/images/201910/2019101402102269046001[1].jpg?var=3432 "[최경섭 칼럼] 더 거세지는 中 `바이오 굴기`")
최근 들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중국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보고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이같은 추세로 가다가는 중국 업체들의 국내 역공이 현실화 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바이오제약 시장은 거대한 시장잠재력과 성장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낙후된 유통구조와 척박한 기술개발 여건으로 인해 글로벌 무대에서 변방국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IT, 우주항공, 바이오의약 등 미래 신산업을 오는 2025년까지 세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한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급속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중국 바이오산업 역시 정부와 시장의 뒷받침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2011~2020 중국 의약시장 규모'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의약품 시장은 미국에 이어 단숨에 세계 2위로 도약했다. 특히 2025 프로젝트 이후, 최근 5년간 중국 바이오제약 산업이 연평균 13%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물론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중국 내 미래 신산업의 메카인 선전을 비롯해 중국 각지에서 현지 바이오 기업과 다국적 기업간 제휴가 붐을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단기간에 '바이오 굴기'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배경으로, 중국 정부의 과감한 규제개혁과 창업열기를 꼽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바이오 기술혁신 전문프로젝트'를 통해 바이오의약, 바이오자원, 바이오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유전자기술, 뇌과학, 나노바이오기술 등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규제장벽을 모두 걷어내고 있다. 실제 중국 내에서는 정보통신 인프라를 통한 원격의료가 지난 2013년부터 시행되고 있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각 개인의 미래 질병까지 예측할 수 있는 DTC(소비자 직접의뢰) 검사시장도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과감한 '탈 규제' 정책은 세계 각국의 제약, 바이오 기업들을 중국으로 불러 모으고 있고, 현지에서는 이름 모를 수많은 바이오 벤처들이 스타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우리가 과거 의료제약 변방으로 치부하던 중국이 이처럼 과감한 혁신으로 바이오 굴기를 현실화하고 있는 동안, 한국은 여전히 규제 논란과 기업하기 어려운 경제토양 아래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갖추고도 원격의료법은 20여년 동안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고, 미국 유럽 중국 등지에서 미래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DTC 유전자검사 시장도 지지부진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정부와 검찰, 시민단체의 분식회계 압박으로 몇 년째 발목이 꽁꽁 묶여있다. 대표를 꼭 구속시키고 말겠다는 양, 구속 영장이 기각됐는데도 연거푸 영장을 신청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대가들을 만날 때 마다 한결같이 묻는 질문이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을 위해 정부가 뭘 해줘야 합니까."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한결같다. "제발 내버려두세요. 기업들이 시장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와 제품들을 만들 수 있도록 내버려두면 절로 알아서 잘 합니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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