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철 칼럼] 악성바이러스 ‘조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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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철 칼럼] 악성바이러스 ‘조로남불’

   
입력 2019-10-13 18:26

장영철 숭실대 초빙교수·前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장영철 숭실대 초빙교수·前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스웨덴의 비영리 단체인 '글로벌 챌린지스 파운데이션'(GCF)이 편찬한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10가지 위험에 관한 2018년도 보고서'에서는 핵전쟁, 생화학전, 지구온난화, 소행성 충돌, 슈퍼화산 폭발, 새로운 전염병과 항생제 내성, 통제되지 않은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향후 50년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10가지 위험을 규정하고 있다. 이중에서 과거에 실제로 발생된 적이 있는 치명적인 위험은, 알려지지 않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새로운 전염병'이다. 바이러스는 위키백과에 의하면 다른 유기체의 살아 있는 세포안에서만 생명활동을 하는 광학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는 작은 전염성 미생물이라고 한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다른 생명체에 침투해 기생해야 살 수 있으며, 이 바이러스가 침투된 생명체는 낯선 감염물질에 대한 저항능력을 채 갖추지 못하면서 병이 감염된다는 것이다. 기원전 1157년에 사망한 이집트의 람세스5세 시기에 유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류 최초의 전염병인 천연두는 1980년 세계보건기구가 천연두 멸종을 발표할 때까지 전 세계적으로 3억명이 사망하였고, 16세기 남미 아즈텍 제국을 멸망시킨 주요 요인 중의 하나로도 꼽고 있다. 중세유럽의 흑사병 역시 전 유럽 인구의 1/3 내지 1/4인 2500만명에서 6000만명이 죽었다. 의학이 발달한 현대에도 새롭게 나타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즉각적으로 제압하기는 어렵다. 1976년 아프리카에서 나타난 에볼라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은 아직까지도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고 한다. 이처럼, 인류는 낯선 전염병에 대한 공포감 속에서 살아오면서 이 공포감은 인류의 DNA에 깊이 새겨져 있고, 새로 나타난 전염병으로 인류가 멸망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은 많은 공상과학소설과 영화들의 단골 주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근 우리나라에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서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속칭 '내로남불' 바이러스인데,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간의 뇌에 침투해 사람의 인지능력과 판단능력을 바꾸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우선, 선과 악을 판단하는 기준이 종전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같은 편은 절대 선(善)이고 다른 편은 절대 악(惡)으로 해석한다. 자기가 전에 한 말과 행동을 완전히 180도 달리해도 한점의 부끄러움도 없는 모습을 보인다. 과거의 자신이 지금의 자신을 꾸짖고 비난하는 모습임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과거에 한 말과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면 기억상실증이라고 하겠지만, 본인이 선택하는 것만 잃어버리는 척 하는 점, 그리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손쉽게 감염시켜 추종자로 만드는 놀라운 능력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을 볼 때 의학적으로 연구해야 할 질병인 것 같다.

신종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이나 인체의 항체가 아직 없는 상태에서 이 악성 바이러스는 변종에 변종을 거듭하고 있다. '조로남불' 바이러스는 이미 나타났지만 앞으로도 감염된 사람의 성을 딴 새로운 변종은 계속 나타날 전망이다. 이렇게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결집된 무리들이 자기 편의 거악은 모른 체 하고, 남의 티끌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열심히 찾아내고, 없으면 만들기까지 하면서 공격하는 폭력성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자기 편은 선이고 상대 편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편가르기로 사회를 지탱하는 시스템이 붕괴 일보 직전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정의를 실천하여야 하는 법무부 장관에 다수의 국민이 적합하지 않다고 보는 인사가 임명된 것과 이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집단의 출현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심각하게 해체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스스로 사회주의자임을 선언한 사람, 스스로를 정의의 화신으로 자처하면서 상대방을 비판하고 공격하였지만 실제 행동은 불의의 화신이라고 불러도 피할 수 없는 사람, 더구나 가족들이 각종 사기 및 투기사건에 연루되어 수사 중이고 본인도 연루되었을 것으로 의혹을 받는 사람이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주장은 인류가 오랫동안 정립해 온 선과 악의 기준을 바꾸겠다는 악성바이러스에 감염된 주장이다.

선과 악을 바꾸는 거짓선동으로 시장경제를 파괴한 '공산주의 바이러스'가 결국 나라까지 붕괴시킨지 불과 30년 정도인데 변종의 '내로남불 바이러스'가 자유 대한민국에서 생겼다는 것이 놀랍다. 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이라도 거짓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올바른 정신자세를 다시 정립해 거짓을 분별하고 대적하는 면역력을 우리 스스로 키워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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