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연내 과세권 강화 등 논의
최종 합의땐 다자협약식 규범화
조약이행 위해 국내 세법도 개정
해외 진출기업도 추가과세 우려
김위수기자 withsuu@
국회 의원회관 열린 토론회
전 세계적으로 구글·넷플릭스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에 대한 이른바, '디지털세' 부과 논의가 구체화 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세법개정 논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정홍 기획재정부 국세조세제도과 과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디지털세 결과물이 최종적으로 합의된다면 이는 별도의 다자협약 형태로 규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나라도 당연히 협약 참가국이 될 것이며, 조약 이행을 위한 국내 세법의 개정작업도 병행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기구인 OECD는 연말까지 △소비국가 과세권 강화 △조세회피 방지 등의 과제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어 내년 1월까지 디지털세의 기본골격에 대해 합의하고, 구체적인 세부내용을 확정해 진행할 방침이다.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IT기업이 급속하게 성장함에 따라 전세계 국가에서 이들이 거둬들이는 매출 역시 급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6년 7%에 불과했던 글로벌 IT기업의 시가총액은지난 2017년 54%로 높아졌다. 또한 이들의 매출액 증가율 역시 14%에 달하지만, 여타 다국적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은 0.2~0.3%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들 글로벌 IT 공룡들은 고정사업장이 없이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성상 해당 국가에서 세금을 정당하게 부과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글로벌 IT기업의 평균실효세율은 9.5%로 전통적 제조업체들의 실효세율인 23.2%보다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뿐만 아니라 여타 국가에서도 글로벌 IT기업에 대한 조세형평성을 확보해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OECD의 논의와 별개로,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이미 디지털 서비스세를 선제적으로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OECD가 디지털세에 대한 과세체계를 마련한다면 해외에 진출해 있는 국내 IT기업에 대한 추가 세금부과도 불가피해 보인다.
안창남 강남대학교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 업체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고, 국내 게임산업 등 일부 디지털 거래가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기업에 대한 과세는 자칫 외국에서 국내 IT 기업 등에 대한 과세강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정홍 과장은 "디지털세 부과와 관련해 기업 규모에 있어 최소한도를 둘 것으로 보여 해외 진출 기업이라고 모두 디지털세가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라 면서도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많은데, 소비재 업종의 경우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만큼, OECD 공청회 등에서 의견을 냈으면 한다"고 답했다.
디지털세 부과에 따라, 이중과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 정책실장은 "규모가 큰 IT기업이 거의 없는 유럽은 이중과세 부담이 거의 없는 반면, 우리나라는 토종 IT기업들이 글로벌 IT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유럽에 비해) 선전하고 있어, 제도가 잘못 설계될 경우 힘겨운 경쟁에 더해 이중과세라는 막대한 부담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국제조세체계의 개편은 국가간 세수의 배분은 물론이고 다양한 디지털 사업 모델과 참여자를 고려해야 하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라 면서 "정부도 열린 자세로 오늘 논의된 내용들이 향후 디지털세 관련 정책수립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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