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3배수 추천 이후 3개월 지연
특정 인사가 인맥 동원한 내정설
인선 발표 미뤄지며 공정성 논란
소재·부품·장비 분야 핵심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화학연구원 원장 공모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원장 3배수 후보를 추천한 이후 2개월 넘게 원장 선임이 지연되면서, 특정 인사가 인맥 등을 동원해 내정됐다는 얘기가 불거지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1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공모에 들어간 한국화학연구원 신임 원장 결과 발표를 앞두고 특정 인사의 내정설이 나돌고 있다.
특히 화학연 원장 공모는 전임 김성수 원장이 차관급인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영전하고, 일본 수출규제 조치 이후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기술자립 강화와 기초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과학기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원장 공모는 지난 7월 말 1차로 지원자 마감 이후 지난 8월 초 3배수 후보가 선정됐다. 3배수 후보로는 이미혜 화학연 책임연구원, 이재흥 책임연구원, 정명희 명예연구원 등이 원장후보자심사위원회의 추천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가 3명의 후보 중 한 명을 선출하는 절차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당초에는 원장 선임 결과가 지난달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공모 기간 중에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이 임명되는 변수가 생겨 지금까지 인선이 미뤄지고 있다.
일각에선 내부 인사이면서 여성 과학자가 유리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 장관 교체 이후 장관 주변 인사들이 특정 인사를 밀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공정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화학연 내부에서도 특정 인사의 내정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화학연 관계자는 "소재·부품 자립화에 대한 전 국민적 기대와 함께 지금보다 더 가시적인 연구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선임되는 기관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역량 있는 인사가 원장에 선임되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이사회를 열어 화학연 원장을 최종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화학연은 화학 분야 융복합 기술 분야의 연구개발과 공공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1976년 설립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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