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돌연 취임 후 첫 경제장관 회의를 주재하며 '민생 경제'로 국정 방향을 선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악화하는 경제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위축된 국정동력을 결집하고, 내년 총선을 대비해 '경제 살리기' 이반된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경기가 이미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수습하는 '사후약방문' 정책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정부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청와대와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며 "경제·민생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것은 집권 이래 처음이다.
친기업 성향의 보폭도 넓히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경기 화성시 소재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 자동차 국가 비전 선포식'에 참여했고 지난 10일엔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도 참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4일 주요 경제단체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경제·노동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으며 8일에는 국무회의에선 주 52시간 노동제 확대 시행에 대비해 탄력근로제 확대 등 보완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 이슈로 눈을 돌린 것은 조국 국면을 전환하는 동시 침체할 대로 침체한 경제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5일(현지시각)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4월(2.6%)대비 0.6%포인트 낮춰 전망했다. 다른 국제기관에 비해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IMF가 한국에 대해 0.6%포인트 성장률을 낮춰 전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2.8%에서 2.2%로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1%로 0.3%포인트 낮췄다.
익명을 요구한 공공 경제 연구기관 관계자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보수적으로 평가해도 2%를 넘기는 힘들 것"이라며 "파격적 이슈가 터지지 않는 이상 성장률을 끌어올릴 만한 거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개선돼 연내 일본 수출규제가 풀린다고 해도 성장률 2%대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한국의 피해는 전혀 없는 상태로, 미중 무역전쟁이 종료돼 한국의 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나거나 미국 수출량이 갑자기 크게 늘어나는 등의 대변화가 없는 이상 성장률 하향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에 직면한 또 다른 악재는 디플레이션 공포 확산이다. 정부는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미 우리 경제는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사상 첫 마이너스(-0.4%)를 기록한 가운데 경기침체는 계속 이어지는 형국이다. 결국 한국은행은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우리나라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사상 최저금리 시대를 맞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이미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물가는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고 GDP 디플레이터가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기저효과보다는 경기침체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세계 경제 둔화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정부의 잘못된 정책도 영향을 줬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 지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몰락의 길로 들어섰고 주 52시간제의 성급한 시행으로 인력 확보와 인건비 부담으로 중소기업들마저 힘에 부치는 상황에 놓였다. 북한의 비핵화와 검찰개혁 등 정치외교 안보 사안에만 주력한 정부가 경제는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규제로 반도체 등 우리 경제 성장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까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상태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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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하는 경제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위축된 국정동력을 결집하고, 내년 총선을 대비해 '경제 살리기' 이반된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경기가 이미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수습하는 '사후약방문' 정책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정부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청와대와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며 "경제·민생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것은 집권 이래 처음이다.
친기업 성향의 보폭도 넓히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경기 화성시 소재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 자동차 국가 비전 선포식'에 참여했고 지난 10일엔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도 참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4일 주요 경제단체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경제·노동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으며 8일에는 국무회의에선 주 52시간 노동제 확대 시행에 대비해 탄력근로제 확대 등 보완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 이슈로 눈을 돌린 것은 조국 국면을 전환하는 동시 침체할 대로 침체한 경제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5일(현지시각)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4월(2.6%)대비 0.6%포인트 낮춰 전망했다. 다른 국제기관에 비해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IMF가 한국에 대해 0.6%포인트 성장률을 낮춰 전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2.8%에서 2.2%로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1%로 0.3%포인트 낮췄다.
익명을 요구한 공공 경제 연구기관 관계자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보수적으로 평가해도 2%를 넘기는 힘들 것"이라며 "파격적 이슈가 터지지 않는 이상 성장률을 끌어올릴 만한 거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개선돼 연내 일본 수출규제가 풀린다고 해도 성장률 2%대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한국의 피해는 전혀 없는 상태로, 미중 무역전쟁이 종료돼 한국의 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나거나 미국 수출량이 갑자기 크게 늘어나는 등의 대변화가 없는 이상 성장률 하향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에 직면한 또 다른 악재는 디플레이션 공포 확산이다. 정부는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미 우리 경제는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사상 첫 마이너스(-0.4%)를 기록한 가운데 경기침체는 계속 이어지는 형국이다. 결국 한국은행은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우리나라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사상 최저금리 시대를 맞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이미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물가는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고 GDP 디플레이터가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기저효과보다는 경기침체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세계 경제 둔화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정부의 잘못된 정책도 영향을 줬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 지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몰락의 길로 들어섰고 주 52시간제의 성급한 시행으로 인력 확보와 인건비 부담으로 중소기업들마저 힘에 부치는 상황에 놓였다. 북한의 비핵화와 검찰개혁 등 정치외교 안보 사안에만 주력한 정부가 경제는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규제로 반도체 등 우리 경제 성장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까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상태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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