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 의뢰자 누군지 불분명
출제료는 웅동학원이 지급"
동생 채용비리 관여는 부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웅동학원의 교사 채용 시험문제 출제 과정에 관여한 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시험문제 유출과 금품수수 등 동생 조모(52)씨의 채용비리에 대해선 자신은 물론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전혀 몰랐고,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모 언론사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통해 "저와 제 처는 교사 채용비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당연히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웅동학원 내부문건에 조 전 장관의 동생 조씨가 뒷돈을 받고 빼돌린 교사 시험문제 출제기관으로 정 교수가 근무하는 동양대가 기재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조 장관 부부가 문제 출제에 관여했는지, 채용비리를 알고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조 전 장관은 동생의 채용비리 혐의에 자신과 처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향후 형사 절차에서 다 깔끔히 밝혀질 사안"이라고 했다.
다만 웅동학원 측으로부터 교사 임용 시험문제 출제를 부탁받아 동양대에 의뢰하는 과정에 일부 관여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조 전 장관은 "웅동학원 측에서 출제 의뢰가 들어오면 관련 (동양대) 전공 교수에 의뢰해 시험문제를 보내줬다"며 "(기간은) 기억나지 않는다" 말했다. 그러면서 출제를 의뢰한 쪽이 모친인 박정숙(81) 웅동학원 이사장인지, 행정실인지 등은 불분명하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출제료는 웅동학원 측이 출제 교수에 직접 지급했다"고 했다.
채용비리가 벌어진 2016∼2017년 웅동학원은 동양대에 시험문제 출제를 의뢰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검찰은 실제 출제를 동양대 관계자가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의 동생 조씨는 모친인 박 이사장의 집에서 시험지를 빼돌려 두 명의 교사 지원자에 건네고, 2억10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뒷돈 전달 역할을 한 박모씨와 또 다른 조모씨는 사실을 시인, 배임수재·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은 조만간 조씨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이다. 법원은 건강 문제와 이미 증거수집이 충분히 됐다는 사유 등으로 지난 9일 조씨의 첫 번째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시험 문제 보관 및 유출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조만간 박 이사장도 직접 조사할 방침이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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