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황에 활로 모색 난항
그나마 대한민국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오던 중소기업 수출마저 감소세로 전환하며,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커졌다. 국내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국면에 접어 들고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수출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글로벌 경기불황과 신보호무역 기조가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수출활로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1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3분기(7∼9월) 중소기업 수출액은 25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61억 달러)에 비해 3.3% 줄었다.
3분기 중 월별 수출 증감율을 보면 9월(0.6%)을 제외한 7월과 8월에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반등의 기회를 놓쳤다. 특히 8월 수출이 -9.2% 가량 큰 폭으로 감소했고, 9월 성장세도 0.6%에 그쳐 사실상 세 달 연속 마이너스 수출을 기록한 셈이다.
중소기업 수출감소의 가장 원인은 미·중 무역분쟁과 홍콩시위 장기화 등 대외여건 불확실성에 따른 중화권 수출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중기부는 설명했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주력시장인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3%나 급감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와 중국 제조업 경기 위축 등으로 최대 시장인 대중국 수출이 두 자릿수 하락했고, 중화권 수출 물량 감소도 중국의 11개월, 홍콩 16개월, 대만 3개월 연속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품목별로는 지난해 중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수출이 지난해 3분기 9억 달러에서 올 3분기 2억 달러로 큰 폭으로 주저 앉았다. 중소기업의 주요 수출 품목인 화장품도 지난 2월 이후 6개월 연속 물량 감소 영향으로 2∼3분기 모두 부진했다. 9월 들어 두 자릿수로 회복돼 당월 수출은 증가세로 전환된 게 그나마 다행였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체(-12.2%) 및 대기업(-15.7%)에 비해 중소기업 수출 감소폭은 낮은 수준"이라면서 "7∼8월 부진에 이어 9월에는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등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수출규제가 중소기업 수출에 미친 영향은 현재까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대일본 수출은 금형(17.9%), 전자응용기기(42.4%), 화장품(38.9%) 등의 수출 호조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우리나라 총수출이 10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9월 중소기업 수출이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이 달 중 혁신기업의 해외진출 촉진 및 한류마케팅 고도화 등을 반영한 중소기업 수출지원대책을 추가로 마련해 수출회복 및 중장기 성장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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