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愼思篤行 <신사독행>

입력 2019-10-17 18:37

삼갈 신, 생각할 사, 도타울 독, 행동할 행. '신중히 생각하고 충실히 행동하라'는 뜻이다. 유교 기본경전인 사서(四書)의 하나인 중용(中庸)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넓게 배우고, 자세히 묻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명석하게 판단하고, 성실하게 행동한다'(博學之, 審問之, 愼思之, 明辨之, 篤行之). 중용은 인간이 생각하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류와 실수를 줄이려면 다음과 같은 다섯 단계를 거쳐야한다고 조언한다. 첫 단계는 널리 배우는 박학(博學), 두 번째는 자세히 물어보는 심문(審問), 세 번째는 신중하게 생각하는 신사(愼思), 네 번째는 명확히 분별하는 명변(明辨), 마지막 단계로는 이렇게 얻게 된 앎을 정성과 성실을 다하여 실천한다는 독행(篤行)이다.
오류와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면 깊이 생각하고 궁리해야한다. 이것이 신사(愼思)다. 독행(篤行)은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진실하게 실천하는 일이다. 신사독행처럼 치열하게 고민하고 방향을 정해 실천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다. 신사독행에 접인춘풍(接人春風)·임기추상(臨己秋霜)까지 더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접인춘풍은 '사람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라'는 뜻이다. 임기추상은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릿발처럼 엄격하게 대하라'는 의미다.

세상이 갈수록 혼탁하고 거칠어지면서 타인에게 막말을 하거나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하찮고 작은 일에도 화를 내는 사람도 많다. 인터넷 상의 악성 댓글(악플) 역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한 여성 연예인이 악플에 고통을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해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말 한마디, 글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 그 사람의 인격이 나타난다. 신사독행이란 사자성어가 새삼 마음 속에 와닿는 요즘이다. 신사독행을 통해 세상을 더 밝고 깨끗하게 만들어 보자.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니 우선 자신부터 조금씩 변화시켜보자. 그러면 시나브로 세상은 바뀔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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