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음식으로 치유하기] 가을 보양식 `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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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음식으로 치유하기] 가을 보양식 `낙지`

   
입력 2019-11-05 18:17

김연수 푸드테라피협회 대표


김연수 푸드테라피협회 대표
사실 낙지는 지금이 제철이다. 흔히 '봄 조개, 가을 낙지' 혹은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옛 말에서도 알수 있듯 본격적인 낙지철에 접어든 것이다. 낙지에 대한 극찬은 오래전부터 여러 고서들에서도 흔적을 쉽게 찾아볼수 있다. 이긍익 선생의 '연려실기술'에 따르면 달마다 새로운 음식과 먹거리를 조상에게 바치는 행사를 소개하면서 2월이면 종묘에 생 낙지를 올린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낙지를 일러 '뻘 속의 산삼' 혹은 '낙지 한 마리가 인삼 한 근과 맞먹는다'는 말도 있다. 정약전 선생님이 거제도 귀향시절에 쓴 고서인 '자산어보'를 보면 낙지는 '살이 희고 맛은 달콤하고 좋으며, 회와 국 및 포를 만들기에 좋다. 이것을 먹으면 사람의 원기를 돋운다' 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한여름 더위에 지쳐 야윈 소에게 낙지 네댓 마리를 먹이면 금방 기력을 회복한다'며 낙지의 스태미너를 극찬해 놓았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남도지방에서는 병치레하는 소에게 낙지를 먹이는 풍습이 남아 있다.


옛 사람들은 낙지를 '석거' '소팔초어' '낙제어' 등으로도 불렀다. 낙제어는 얽힌 발을 지닌 물고기라는 뜻인데 그 발음 때문에 수험생이 먹어서는 안되는 금기 음식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영양적으로 낙지의 효능을 살펴보면 낙지의 스태미너는 바로 필수 아미노산에서 비롯된다. 타우린과 무기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지친 체력을 보충하고 원기를 돋우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철분이 풍부해 빈혈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뇌 기능을 돕는 DHA 성분이 많아 두뇌 발달에도 좋다.

낙지의 자양강장 효과는 그중에서도 타우린 성분 덕분으로 볼수 있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 성분은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동맥경화 심장질환 등 성인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간 기능과 피로 회복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그밖에도 낙지에는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B1, B2,, B3, 인, 철분 등 각종 무기질 성분이 풍부하다. 무엇보다 타우린과 히스티딘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피로 회복에 만점인 식품이다.




그러면 스태미너식 낙지는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 먼저 미식가로도 알려진 정약전 선생님은 저서에서 "낙지는 회나 구이, 포가 다 맛있지만 그 고유의 담박한 풍미를 즐기려면 역시 갖은 채소와 함께 끓여 먹는 연포탕이 좋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다시마 국물에 낙지를 넣고 마늘 다진 것, 쪽파, 참기름을 넣고 맑게 끓여내는 연포탕은 맛이 담백하고 은은하며 향기도 맑고 좋다. 그런데 연포탕은 오늘날은 흔히 맑은 국물에 낙지를 살짝 데쳐 삶은 것을 말하지만 원래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니라 주로 맑은 두부국을 뜻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홍만선 선생님의 '산림경제'에 따르면 "연포탕은 두부나 무, 고기 등을 넣고 끓이는 맑은 장국으로 연포탕은 두부(泡)를 만들 때 꼭 누르지 않으면 연하니, 잘게 썰어 한 꼬치에 서너 개 꽂아 흰 새우젓국과 물을 타서 끓이되 베를 그 위에 덮어 소금물이 스며 나오게 한다"고 연포탕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연포탕(軟泡湯)이 왜 두부 국이냐 하면 포(泡)가 두부이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런데 남도 등 해안 지방에서 두부 대신에 낙지를 넣어 연포탕을 끓이게 되면서 지금은 연포탕이 곧 낙지탕을 뜻하게 된 듯하다.

다시 낙지 얘기를 하자면 낙지는 갈비와 함께 끓이면 '갈낙탕', 곰탕에 넣으면 '낙곰탕'이 되며 전골에 들어가면 '낙지전골'로 어느 재료와도 잘 어울려 맛의 조화를 부린다. 기력 회복에는 낙지죽도 효과적이다. 낙지죽은 냄비에 불린 멥쌀, 닭고기 살, 닭육수, 낙지, 각종 야채를 넣어 끓이기 시작한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인삼과 대추를 넣어 주걱으로 저어가며 서서히 끓인다. 알맞은 농도가 되면 부추를 넣고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완성된다. 그런가하면 전남 지방에선 김장을 담글 때도 젓갈과 함께 낙지를 잘게 다져 넣어 김치의 감칠 맛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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