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아이 구하고 별이 된 엄마…`멕시코 총격 참사` 눈물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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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아이 구하고 별이 된 엄마…`멕시코 총격 참사` 눈물의 증언

김광태 기자   ktkim@
입력 2019-11-07 14:47

총격범들 자신 겨냥토록 차에서 물러서
아이들 8명은 수풀에 숨어 살아남아
생존 아동 중 겨우 걸음마 수준 영아도
총격사건 용의자 한 명 국경서 체포


6일(현지시간) 한 멕시코 군인이 지난 4일 무차별 총격을 받아 숨진 미국인 일가의 차를 바라보고 있다.

소노라=연합뉴스



"엄마는 위대했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무차별 총격 사건에서 살아남은 아동 8명의 생존 경험담이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총기 난사가 시작되자 한 엄마는 차량에서 내려 총격범을 유인했고, 자신의 희생으로 아이들을 구했다.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멕시코 북부 치와와~소노라주 사이 도로에서 벌어진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무차별 총격 사건으로 미국인 어린이 6명과 여성 3명이 숨진 가운데 살아남은 아동 8명의 생존 증언을 AP통신이 6일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몇 ㎞를 걸어 살아남은 아이들은 총격 당시 운전을 하던 엄마가 차에 탄 자신들을 살리기 위해 희생을 자처한 상황을 전했다.

한 생존 아동이 전한 바에 의하면 당시 카르텔 조직의 과녁이 된 3대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중 '서버번'에 타고 있던 한 엄마는 운전대를 잡고 있다가 위협을 직감하자 차에서 내려 손을 든 채로 약 15m 떨어진 지점까지 이동했다.

총격범들이 아이들이 남아있던 차량이 아닌 자신을 겨냥하게끔 유인한 것이다.

여성은 저항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두 팔을 들어 올렸지만 카르텔 조직원들은 무참하게 그녀를 쏘아 살해했다. 나머지 두 대 중 한 대의 차량에는 불을 질러 차량에 남아있던 탑승자들을 숨지게 했다.

반면 이 여성이 탄 차량에 있던 아이들은 살금살금 차에서 빠져나와 비포장 도로 옆 수풀 더미로 숨었다.


8명의 생존 아동 중에는 13세 남아, 9세 여아도 있었고 겨우 걸음마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영아도 있었다고 한다.

8명 중 5명은 심하게 총상을 입어 멕시코 군 헬기 편으로 미 애리조나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치지 않은 3명은 소노라주 라모라 마을에서 친척들의 돌봄을 받고 있다.

데빈 블레이크 랭퍼드(13)는 "엄마와 형제들이 총에 맞는 장면을 목격하고 나서 아이들을 어떻게든 숨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뭇가지로 몸을 숨기고 수풀 속으로 기어서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무려 22.5㎞를 걸어서 친척들에 의해 구조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수풀에 숨어 있던 코디 그레이슨 랭퍼드(8)는 턱에 총상을 입고 피를 흘린 채로 기어가다 구조됐다. 맥킨지 랭퍼드(9)는 데빈이 돌아오지 않자 걱정하며 주변을 헤맸고, 친척들은 맥킨지를 찾지 못해 6시간가량 애를 먹었으나 가까스로 아이를 발견했다.

AP통신은 총격을 저지른 카르텔 조직이 멕시코 북부 후아레스 마약 카르텔의 무장분파인 '라 리네아'('선'이라는 뜻)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들 조직원은 무장한 채로 시날로아 카르텔 관할 영역에 들어와 매복하고 있다가 경쟁 조직원들을 공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호메로 멘도사 루이스 멕시코 국가방위실장은 "모르몬교 가족들이 공격을 당하기 직전인 월요일(4일) 미국 접경지역인 아구아 프리타에서 두 카르텔 조직간에 총격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총격 사건의 용의자 중 한명은 6일 애리조나주와 멕시코 국경 지대에서 체포됐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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