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최악 지표`인데… `경제 탄탄하다`는 정부 인식 더 문제

성승제기자 ┗ KIEP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3.2%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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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최악 지표`인데… `경제 탄탄하다`는 정부 인식 더 문제

성승제 기자   bank@
입력 2019-11-07 18:10

수출·투자·소비 지표 점점 암울
역대최대 비정규직 증가 쇼크도
시장 역행 정책에 시름 깊어져
전문가 "노동시장 개혁 시급"



'역대 최장의 경기 부진'

정부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이 같은 진단은 뒷걸음질 치는 지표들 탓에 나왔다. 우리 지표들이 속속 마이너스로 바뀌고 있다. 말 그대로 '마이스너 경제'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수출과 투자부문에서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소매판매액과 소비자심리지수가 경기 부진을 털어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특히 우리 경기 지표가 마이너스(-)를 보인 것이 수출과 투자뿐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10일)을 앞두고 최저와 최장, 최대 등 역대급 지표는 말 그대로 수두룩하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부,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10월 기준 -14.7%(467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작년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5개월 연속 두자릿수 감소율이며 2016년 1월(19.6%) 감소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설비투자는 더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는 12.7% 급락했다. 2017년 15% 증가했던 설비투자가 작년 1월 1%도 안되는 수준으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올해에는 상반기보다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역시 마이너스를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소비도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기준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계열)는 전월보다 2.2% 줄어든 113.0으로 집계됐다. 감소 폭은 2017년 12월(-2.4%) 이후 가장 컸다. 세부적으로 보면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5%), 의복 등 준내구재(-3/6%), 통신기기 및 컴퓨터 등 내구재(-0.1%) 판매가 모두 줄었다. 소비자물가지수도 최근 10개월간 연속 0%대를 이어가더니 지난 8~9월엔 역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10월 들어 소폭 개선돼 다시 0%대로 올라 섰지만 일본식 장기불황 우려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고용률도 충격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자청했지만 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은 늘어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8월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는 1년 새 87만명 급증한 748만1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8월(661만4000명)대비 86만7000명가량 급증한 규모다. 전체 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중도 1년 전 33.0%에서 36.4%로 3.4%포인트 증가했다. 비정규직 비중이 36%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같은 기간 정규직 노동자는 1307만8000명으로 작년 8월(1343만1000명)대비 35만3000명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임금노동자 가운데 정규직 비중도 63.6%로 전년(67.0%)대비 3.4%포인트 줄었다.

고도성장과 인플레이션에 익숙한 한국 경제가 이전과는 정반대로 저성장과 저물가를 동반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저성장의 침체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경제성장률 전망치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0%대에서 1%대 중·후반으로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최근엔 금융연구원도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지난 8월 전망치에선 2.1%로 제시했는데 5개월 만에 0.2%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더 암울한 것은 앞으로다. 각종 경제지표 화살표는 아래를 향하고 있는데 이를 극복할 만한 뾰족한 정부 정책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리 경제는 탄탄하다며 시장과 정 반대의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걱정되는 분야는 매년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인구부문이다. 8월 인구동향을 보면 8월 기준 전국 출생아 수는 2만4408명을 기록해 전년(2973명)보다 10.9% 감소했다. 2016년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41개월 연속 최저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출산율이 줄어들면 1인당 부양해야 하는 노인 인구수가 늘어나면서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 또 세입이나 소비가 줄고 정부가 지출해야 하는 복지비용은 늘어나 정부 재정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경제학과 한 교수는 "우리 경제 도처에서 마이너스 시대로 진입하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만 정부는 재정 확대에만 주력하고 있다"면서 "산업 구조조정과 신기술을 활용한 생산성 향상, 노동시장의 개혁, 인력의 전문성 확대 등을 통해 경제지표를 플러스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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