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서열화 없애기` 초강력 조치… 학점제땐 내신 대신 절대평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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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서열화 없애기` 초강력 조치… 학점제땐 내신 대신 절대평가로

주현지 기자   jhj@
입력 2019-11-07 18:09

사회·경제적 지위 대물림 눈총
고교학점제 2025년 전면 시행


정부가 7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외국어고(외고), 국제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 3개 고등학교 유형을 2025년 한꺼번에 일반고로 바꾸기로 하면서 적지 않은 혼란이 예견된다. "고교 서열화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는 게 당국 입장이지만, 여러 이유에서 어쨌든 공부를 더 잘하는 학교만 골라 없애는 셈이여서 논란을 낳고 있다.


이번 당국 조치로 1992년 도입된 외고는 33년만에, 국제고는 1998년 도입 후 27년만에, 자사고는 2001년 도입된 후 2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 완전 폐지 급선회 배경 =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안이다.

정부는 2017년 11월 '고교체제개편 3단계 로드맵'을 내놓기도 했다. 이 방식은 외고·자사고·국제고의 학생선발권을 대폭 제한한 뒤 운영성과평가(재지정평가)를 통해 설립목적에 부합하지 않게 운영되는 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이후 국가교육회의에서 고교체제 개편방안을 논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별과정에서 논란이 일자 교육부가 책임지고 법령을 개정해 한꺼번에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 교수 지인들간 자녀의 스펙쌓기를 품앗이 한 '조국 사태'가 기름을 부었다.
교육당국은 외고·국제고·자사고 완전폐지를 결정한 주된 이유로 고교생도 대학생처럼 원하는 수업을 골라 듣는 고교학점제를 2025년에 전면 시행하는 점을 든다. 학점제가 시행되면 학생들이 서로 다른 수업을 수강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내신 상대평가는 사실상 불가능해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 평준화 보완책 폐지? = 외고·국제고·자사고는 모두 고교평준화의 '보완책'으로 생겼다. 1974년 고교평준화 시행을 전후해 교육계 안팎에서 학생들의 학력이 '하향 평준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이런 우려와 비판을 배경으로 1983년 과학고, 1984년 외고(당시 외국어학교)가 설립됐다. 과학고는 1986년, 외고는 1992년 특목고로 각각 지정됐다. 국제고는 1998년 특목고로 설립됐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태생부터 뜨거운 논란거리였다. 비싼 학비를 감당할 수 있고 자녀교육에 관심을 쏟을 여유가 있는 일부 계층이 사회·경제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통로가 됐다는 비판도 받는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사교육비 통계를 보면 작년 기준 특목고와 자사고를 비롯한 자율고에 진학하고자 하는 중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각각 82.4%와 78.8%로 일반고 진학 희망자(69.5%)보다 높았다. 실제 서울지역 고교들을 유형별로 비교하면 중학교 내신성적이 상위 10% 안쪽인 신입생 비율은 7개 외고·국제고가 44.4%, 23개 자사고가 18.5%, 일반고가 8.5%다. '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의 서열이 확인되는 것이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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