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한 뮤지션" `예측불가` 아티스트… 성숙해져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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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범한 뮤지션" `예측불가` 아티스트… 성숙해져 돌아왔다

디지털뉴스부 기자   dtnews@
입력 2019-11-07 18:09
사진 크레디아



월간 객석과 함께하는 마당
피아니스트 지용과의 만남


무언가 달라졌다. 그에게서 다른 아우라가 비친다. 예측 불가능했던 그의 행보들이 '성숙'이라는 단어를 만나 새로운 의미로 변한 것이다 제법 바람이 차다. 그 바람을 맞고 있자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바람은 어디로 가는 걸까?' 지금 나를 스치는 바람이 어디서 불어와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 없다. 피아니스트 지용은 여기에 '성숙'이라는 키워드를 넣었다. 서로를 깨어있게 하고, 더불어 깊어지며 성장하는 성숙한 만남. 그는 지금 이렇게 음악과 마주하고 있다.

돌아보다

지용은 늘 특별한 피아니스트로 소개됐다. 그리고 그 특별함은 연주보다는 광고나 기획, 뮤직비디오 속 춤 등 음악 외적으로 표현되는 그의 수많은 재능과 끼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예측 불가능한 아티스트, 그를 나타내는 또 다른 수식어였다.

"나는 클래식 음악가로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루트를 밟아오진 않았다. 워낙 색다른 경험을 많이 했으니까. 이제는 그 경험들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아는 것은 많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경험한 것을 잘 풀어내는 것, 이것이 바로 '성숙함' 아닐까."

이런 그의 시선은 삶으로도 이어졌다.

"오랫동안 내가 가진 재능을 믿고 살아온 것 같다.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들에 비해 큰 시련이나 어려움 없이 쉽게 음악을 했고, 좋은 기회도 많이 주어졌다. 그런데 문득 '누군가는 나보다 두배 세배 열심히 해도 내가 그동안 누린 것들을 가지지 못하는데, 내가 이런 삶을 누려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지금의 나에게도 나아갈 길이 훨씬 더 많이 남아있음을 깨달았다. 내 한계가 여기까지가 아님을 믿고, 온전히 나 자신에 집중하며 앞으로 더 나아갈 시간이 온 것이다."



이와 함께 지용의 시간은 다시 처음으로 맞춰졌다.
"내 지난 연주를 들으며 '익사이팅'함은 있는데, 깊고 평화로운 느낌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풍부한 감정이나 개성, 나만의 아이디어는 분명하지만, 다듬어지지 않았달까.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기본적인 것부터 다시 쌓아가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나 자신도 매일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저 뮤지션

지용은 어떤 사람이냐 물었더니 "그냥 뮤지션"이란다. 항상 찾고, 질문하고, 자기와의 싸움을 이어가는 그런 뮤지션, 아티스트라고. "매일같이 이러한 과정을 버텨낼 수 있을까 없을까를 혼자 생각하다 보면 저절로 정신 훈련이 된다. 물론 고독함도 있다. 하지만 그 또한 음악으로 표현하며 해소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이 있어야만 살 수 있다."

음악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 이 또한 그가 삶의 가장 큰 가치 중 하나로 꼽아온 것이다.

성숙의 시간

무언가 달라졌다. 아니 확실히 다르다. 지난해 2월, 바흐에서 케이지까지 예상치 못한 8개의 작품을 엮은 프로그램으로 "내가 지용이다"를 외쳤던 그가 이번에 들고 온 작품은 단 3개, 스크랴빈 피아노 소나타 5번과 베토벤 '에로이카' 변주곡, 그리고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이다. 조금 더 피아니스틱해진 선곡에서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스크랴빈에는 넘치는 황홀감이, 무소륵스키에는 20대를 지나고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베토벤에는 지금 내 삶의 무드가 들어있다. 조금 더 차분하고, 깊고, 아카데믹하달까. 풍부한 감정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어떻게 절제해서 표현할 것인지를 찾고 있다."

음악에는 인간의 영혼을 키우는 힘이 있다. 클래식 음악은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풍부하게 만들고, 이것은 모든 영역으로 확장되며 성장을 이룬다. 지용은 이것이 바로 음악이 지속된 이유이자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라 말한다. 음악이 영혼을, 생각을, 마음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글=이미라기자/사진=크레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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