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알뜰폰 경쟁제한성 없다"
3년 전과 달라진 시장상황 반영
가장 까다로운 정부 심사 넘어
남은심사 결과에도 긍정적 영향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인수 과정에서 알뜰폰 부문이 큰 변수로 부각됐지만, 결국 경쟁제한성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알뜰폰 부문의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판단한 만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M&A(기업 인수및 합병) 심사 역시 동일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가 정부 M&A 심사 중 가장 까다로운 문턱으로 알려졌다. 남은 정부 심사에서는 공정위가 도출한 인가 조건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승인이 내려질 것이란 관측이다.
공정위의 조건부 허가 결정으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부문인 헬로모바일의 독행기업 지위는 일단 사라졌다.
지난 8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조건부 승인한 공정위는 헬로모바일을 알뜰폰 부문의 독행기업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는 CJ헬로가 알뜰폰 1위 사업자로서 요금 인하와 서비스 혁신을 주도하는 독행기업 역할을 했기 때문에, LG유플러스로 흡수될 경우, 경쟁제한성이 크고 알뜰폰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공정위는 3년 전 SK텔레콤의 CJ헬로(구 CJ헬로비전) M&A 심사 당시 헬로모바일의 독행성을 인정했으며, 이는 M&A 불허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 바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인수 심사에서는 알뜰폰 부문의 경쟁제한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기업결합 후 시장점유율 합계는 21.9%이고, 이동통신 소매시장에서 3위 사업자에 해당하므로 경쟁제한성이 추정되지 않는다"며 "기업결합으로 증가되는 시장점유율은 1.2%p에 불과해 경쟁제한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최근 CJ헬로의 가입자 수 및 점유율 감소 추세, 매출액 증가율 감소 추세 및 영업이익 적자, MVNO (알뜰폰)시장 자체의 경쟁력 약화 추세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CJ헬로의 독행기업성이 크게 약화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 알뜰폰 간 과거 협조 사례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협조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공정위의 시각대로라면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도매시장 점유율은 가장 낮고, 특히 CJ헬로는 SK텔레콤과 KT의 도매제공을 받는 사업자로 도매시장에서 경쟁구조가 변하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으로, KT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도매시장 점유율은 90.3%(KT 46.4%, SKT 43.8%)인 반면, LG유플러스는 9.7%에 불과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9.7%에 불과한 알뜰폰 점유율을 고려할 때, M&A 이후에 LG유플러스가 도매시장에서 다른 알뜰폰 구매선을 봉쇄하거나 실질적인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없다"면서 "SK텔레콤과 KT의 이동통신망 도매 판매를 원천적으로 중단할 가능성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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