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투자심리 '진정제'로 작용할까
셀트리온·이뮨온시아·메드팩토
해외에서 임상결과 속속 발표
"실패와 성공 반복 혼란 속에
성공률 높여가는 쪽으로 진보"
셀트리온 제공
바이오기업들이 임상 유효성을 입증하는 데이터를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인보사' 허가 취소, 연이은 바이오 임상3상 실패 등으로 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불안해진 가운데, 임상 유효성을 입증하는 자료들이 투자시장에서 '진정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미국 학회를 통해, 임상시험 결과를 속속 공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10일(현지시간) '2019 미국류마티스학회'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CT-P17'의 임상 1상 결과를 최초로 공개했다.
휴미라와 안전성·약동학을 직접 비교하기 위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휴미라 및 CT-P17을 처방하고, 투약 후 120일 간의 안전성과 약동학을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CT-P17 투여군과 휴미라 투여군에서 유사한 결과가 도출되며, CT-P17과 휴미라의 유사성이 확인됐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임상 3상이 완료되는 내년 초 유럽 EMA(유럽의약품청)에 CT-P17의 시판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또한 이 회사는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의 1·3상 장기 임상 결과도 발표했다. 램시마SC와 '램시마(정맥주사 제형)'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357명에 투여한 결과, 1년 기간의 두 투여군 사이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유사했다는 설명이다.
유한양행과 미국 소렌토사와의 합작회사인 이뮨온시아는 지난 10일 'SITC 2019(미국 면역항암학회 학술회의)'에서 PD-L1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신약 후보물질 'IMC-001'의 임상 1상 시험의 중간 분석 결과를 내놨다. 표준치료법에 실패한 전이성 고형암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IMC-001의 투약 용량을 2㎎/㎏부터 20㎎/㎏까지 증량해 안전성을 확인 후 최대 내약 용량을 결정하는 '용량 증량 코호트' 연구로 진행했다.
안전성면에서는 IMC-001의 최고 투여 용량에서까지 용량제한독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올해 3월 기준 시험기간에 관찰된 IMC-001와 관련된 중대한 이상반응은 2건으로 한 명의 동일한 환자에서 발생한 당뇨(Grade 2)와 자가면역 갑상선염(Grade 2)이었다.
유효성 측면에서는 33.3% (5/15명)의 질병통제율을 확인했다. 담도암 환자로 범위를 좁히면 DCR은 100% (3/3명)다. 약동학적 지표들은 용량에 따라 비례해 상승하는 추세였다. 이뮨온시아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희귀암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에 돌입한다.
테라젠이텍스의 관계사인 메드팩토도 SITC 2019에서 항암신약 '백토서팁'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임핀지'의 병용 투여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유효성 데이터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대장암, 위암 환자 1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초기 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대부분 4차례 이상의 전신 항암치료에 실패하고 더 이상 승인된 치료 기회가 없는 대장암 환자들에게서 1차 및 2차 항암 활성 평가 지표인 'RECIST'와 '면역 RECIST' 기준으로 각각 16.7%와 33.3%의 ORR(객관적 반응률)을 도출했다.
특히 임상시험에 참여한 모든 대장암 환자들이 키트루다 단독 요법에서는 객관적 반응률이 전무했던 현미부수체 안정형(MSS)의 유전자형을 보였다. MSS 환자에게도 투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의미다.
또한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백토서팁과의 병용 치료와 함께 대장암의 종양표지자인 CEA 수치(ng/ml) 감소 추세가 관찰됐다.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형질전환증식인자 TGF-β(티지에프-베타)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제로, 면역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종양 주변 환경을 개선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는 데이터로 얘기를 해야 하는 산업"이라며 "세계적으로 공인된 곳에서의 임상 유효성 등을 공개하는 것은 우리 바이오산업이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혼란을 겪는 속에서도 점점 성공률을 높여가는 쪽으로 진보 중임을 시장에 입증하는 지름길"이라고 평가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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